[증시전망]버티기vs단타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서기 645년. 당태종 이세민은 수십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한다. 앞서 수양제의 실패를 거울삼아 수년간 훈련시킨 정병 위주의 당군은 요동성을 비롯한 요동지역으 주요 성들을 차례로 함락시킨다. 백암성 같은 곳은 성주가 싸우기도 전에 항복을 하기도 했다. 남은 곳은 안시성 하나.
안시성을 도우기 위해 달려온 고연수가 이끄는 구원군은 당을 세울때부터 뛰어난 용병술과 전술을 보인 당태종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궤멸한다. 전력이 우세한 당군을 맞아 치고 빠지는 식으로 끈질기게 괴롭히지 못하고 단번에 승부를 보려다 당태종의 유인책에 걸려 초반에 항복을 하고 말았다.
고립된 안시성주 양만춘은 당시 최첨단 공성 무기로 무장한 당군을 맞아 60일을 버틴다. 결국 오랜 싸움에 지치고 다가올 추위를 걱정한 당군은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당태종은 화살에 한쪽 눈을 잃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당군의 피해는 컸다. 버티기의 승리였다.
어려운 장이다.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시장 대응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그리스 문제가 독일의 구원으로 최악을 지났다는 기대감에 릴리프 랠리를 불러왔지만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과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두려움에 손절매를 하면 시장이 강한 반등을 하고, 예상보다 강한 랠리에 몸을 실으면 바로 시장이 꺾이는 모습이다.
6월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증권사도 있지만 요즘 대세는 기간 조정이다. 2000선 후반에서 바닥을 확인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2100대 후반이나 2200을 넘을만큼 강한 동력도 없다는 분석이 주류다.
전날 국내 증시는 바닥에 대한 믿음을 어느 정도 심어줬다. 글로벌 악재들의 재확인에 미국 장의 급락까지 안고 출발했지만 주요 이동평균선 구간(60MA, 120MA)에서 지지를 받으며 전약후강으로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가능성도 전일은 본격적으로 투영되지 않았다. 이른바 ‘차/화/정’으로 일컫는 핵심주도주들의 지지력도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해외 수주 모멘텀이 부각된 조선이나 건설 대표주들도 시장을 나름대로 지탱시켰다.
문제는 글로벌 경제지표 발표에 대해 고조되었던 눈높이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G2 및 유럽 등에서 잇따라 부각되는 제조업 지표의 부진은 부담스럽다. 미국의 고용지표도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민간고용 창출의 연속성은 확언하기 힘들다.
하나대투증권은 QE2가 끝나고 추가적인 정책 없이도 미국경제가 잘 될 것인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어 이를 확인하기 까지 시간과 싸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고 거시경제 환경이나 외국인 스탠스에 대한 점검 욕구도 증대된다며 기술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대응은 여전히 쉽
지 않으며 추세적인 반등의 기대치도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스권 등락을 염두에 둔 트레이딩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현재 지수대인 2110선은 주요 증권사들이 설정한 박스권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단기대응도 쉽지 않은 구간이다. 정확히 내일의 지수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단기 매매에 자신이 없다면 인내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정답이다. 지켜보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면 수익률을 짧게 보고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번 사서 꾸준히 보유하는 정공법보다 치고 빠지는 식의 게릴라 전법이 더 먹히는 장이다. 물론 흐름을 잘못타면 손실만 커질 수 있는 게 단기매매다.
성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지킬 것인가, 혼란한 전장에 뛰어들어 전공을 올린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전투력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전일 급락세에서 벗어났지만 그리스의 구제금융에 대한 엇갈리는 관측과 경제지표 부진이 겹치며 혼조마감했다. 다음날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숨 고르는 모습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41.59포인트(0.34%) 하락한 1만2248.5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61포인트(0.12%) 떨어진 1312.94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4.12포인트(0.15%) 오른 2773.31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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