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앞머리는 머리털이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이면서 어깨 뿐 아니라 발에도 날개가 달려 있다. 제우스의 아들이자 기회의 신이라는 카이로스의 모습이란다.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쉽게 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며 뒷머리가 대머리인 것은 지나면 사람들이 붙잡지 못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발에까지 날개가 달린 것은 최대한 빨라 사라지기 위해서라고.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너무나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잡기란 쉽지 않다. 기회인줄 알고 잡았는데 이것이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바닥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그 밑에 지하실이 있더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120일 이동평균선이 하루만에 힘없이 무너졌다. 긍정론자들은 바닥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투자심리의 위축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차익실현의 일환이라는 분석은 위안이 되지 않는다. 단 2주간 3조6000억원이라는 순매도 규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간 많이 올랐던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가 더 많이 떨어진 점도 투자자들에겐 짐이다. 가깝게는 3월 중순 일본 대지진 이후, 멀게는 지난해 연말 본격적인 상승장 돌입 이후 계속되어 온 주도주 위주의 장세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에게 이들의 급락은 시장 전체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수 전문가들은 반등도 이들 자동차와 화학주 위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시장보다 더 떨어졌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 양호한 실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최근 급락이 싼 값에 우량주를 살 수 있는 기회라는 논리도 여기에서 나온다.


문제는 누가 주가를 올려주느냐다. 올해 실적 대비 자동차와 화학주들이 매력적인 가격 구간으로 진입한 것을 인정하더라도 누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느냐도 고민해 봐야 한다. 물론 10년 이상 보는 가치투자자라면 접근을 달리하겠지만 매일 지수와 주가를 보고 '일희일비'하는 투자자들로서는 유동성과 수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동양증권은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자산을 살 마음도 여력도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달 들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채권형 펀드는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순유입 상태다. 그 규모도 증가 중이다.


미국내 펀드의 주식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성장형펀드의 현금비중은 3.75%로 2000년 이후 평균인 4.75%를 크게 밑돌고 있다.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수할 여력도 없다는 얘기다.


국내 유동성도 적극적으로 위험자산을 살 마음은 없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 유럽재정위기 문제, 유동성 파티(QE2) 종료에 대한 우려 등은 글로벌 유동성뿐 아니라 국내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글로벌 유동성과 달리 매수여력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은 91%, 현금비중은 9%다. 현금비중 9%는 연중 최고 수준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63조7000억원으로 4월말 대비 1조7000억원 늘었다.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진 않지만 글로벌 유동성처럼 회의적이지도 않다는 증거다.


우울한 지금의 상황이 기회라는 주장도 있다. 아니 기회란 주장이 다수 의견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코스피가 기회를 모색하기에 적당한 수준에 와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가 지난 2일 종가 기준 24일까지 7.5%를 조정받았는데 이는 상승추세 지속을 위한 속도조절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3월 이후 상승장에서 7% 이상 조정을 받은 4차례 있었는데 이후 반등하며 큰 폭 조정이 수익률 제고의 기회를 줬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정의 저점은 1980에서 2030 사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4차례 조정이 9.03%에서 11.31%까지 진행된 것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반등 효과를 노릴 종목으로는 형주의 경우 낙폭과 대주를 중심으로,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 순매수 종목으로 압축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AD

이날 새벽 뉴욕 주식시장은 나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국제유가가 미국의 정제유 재고 감소 소식에 영향을 받아 10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에너지 및 원자재 관련기업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38.45포인트(0.31%) 오른 1만2394.66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4.19포인트(0.32%) 오른 1320.47, 나스닥지수는 15.22포인트(0.55%) 오른 2761.38로 장을 마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