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사장의 고민
[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ㆍ55) 사장의 얼굴에는 요즘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걱정거리가 많아서다.
전문가들은 그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도요타가 올해 왕관을 내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10회계연도 4분기 순익은 급감했다.
2009년 리콜사태라는 인재도 잘 견뎌냈지만 천재지변은 어쩔수 없는 건지 정상적인 공장 가동도 어렵고 엔고현상으로 수출이익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취임당시 “도요타의 갈림길”이라는 표현으로 위기감을 드러낸뒤 “현장과 가까운 사장이 되고 싶다”고 밝힌 도요다 사장이 위기에 처한 도요타자동차를 구해내고 화려한 비상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포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 기업인 1위=걱정이 많은 도요다 사장이지만 그는 지난달 미국 경제격주간지 포천이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 기업인 25인 중에서 1위에 등극했을 만큼 평판은 좋다.
2009년 대량 리콜사태에 품질로 대응해 신뢰를 회복했고 중국, 인도 같은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성장을 이끈 결과다.
그는 평사원으로 도요타자동차에 입사해 밑바닥부터 다졌다. 그는 생산관리와 영업을 담당했다. 판매부문 개혁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해 1998년 자동차 관련 종합 정보 제공 웹사이트인 ‘가주닷컴’을 출범시켰다.
그는 정력이 넘친다. 대학시절 일본 남자 하키 대표에 선발됐던 체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사 시절 직접 대리점을 방문해 영업을 챙기기도 했다.
그런 도요다 사장은 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깊은 고민에 잠겼다.
◆대지진과 순익 급감, 올해 1위 자리 내줄 듯=도요타는 실적발표에서 올해 3월31일로 끝나는 2010회계연도 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77% 급감한 254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과 내수 판매 급락이 원인이었다. 지난달 일본 내수시장 판매도 69% 급감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지진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도요타의 일본 공장은 지진 이후 조업을 중단한 뒤 한 달여 만에 가동을 재개했지만 가동률은 50%에 불과하고 해외 공장도 부품 부족으로 가동률이 40%에 그쳤다.
일본 정부의 전력제한령 발동도 생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올해 전세계 생산량이 지난해 840만대에서 650만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지난해 세계 판매 839만대로 도요타의 842만대를 턱밑까지 추격한 GM이 올해 자동차제조업체 왕관을 되찾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독일 폴크스바겐이 2위로 부상해 도요타는 한국 현대자동차와 3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다.
◆발목잡는 엔화 강세, 주력차종 렉서스도 판매 저조=도요타자동차는 날고 싶지만 엔화 강세가 계속해서 도요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출 기업인 도요타는 환율 변동으로 수천억엔의 손실을 볼 수 있다.
2008년 1월부터 엔·달러 환율은 약 27%가 내려 엔화는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대지진 여파로 지난 3월17일 엔·달러 환율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최저 수준인 76.36엔까지 떨어졌다.
도요타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80엔 수준의 엔·달러 환율이 일본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한계라면서 정부에 엔 강세 저지를 위해 추가 개입에 나서달라고 밝혔다.
WSJ은 도요타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이 일본에서 차를 만들고 해외 시장 판매로 이윤을 낸다는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면서 엔 강세로 원칙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엔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외 생산을 늘리는 방식이 있다. 도요타는 북미공장 가동율을 70%로 올리고 유럽생산을 6월 중 정상화 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있지만 부품 조달이 어려워 이것도 미지수다.
믿을만한 주력상품도 주저앉았다. 도요타자동차의 고급차량인 렉서스는 대량리콜 사태 이후 계속해서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경쟁차종인 BMW와 판매 격차가 9000대까지 좁혀졌다 올해 BMW와 벤츠에 추월당해 3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도요다 사장은 그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일본 자동차 업체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다 사장이 1937년 창립 이후 최대의 고비를 맞은 도요타자동차의 안전한 운행을 계속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