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11일 저녁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3km내 거주 주민들에게 대피령은, 10km 내 주민들에게는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던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1호기 폭발 이후 원전 반경 20km 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원전에서 방사능이 추가 유출될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침착하게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2호기와 4호기가 폭발한 후 10시 22분께 방사능 수치가 크게 올라갔다면서 이는 인체에 해로운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위험 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원전 근처 지역에서도 외출을 자제해달라며 "창문과 문을 닫고, 긴팔을 입어 피부를 노출하지 말라"는 방송을 지속하고 있다.
시카타 노리유키 일본 총리 대변인은 “(정부가) 상황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지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성은 사고 원전 반경 30km 이내를 비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가와세 다카시 비행규정 자문인은 “이 지역을 비행기가 지나갈 경우 방사능 물질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폭발이 이어지면서 간 내각은 15일 오전 정부와 도쿄전력의 사고대책 통합연락본부를 설치했다. 이전까지는 원전 사고 문제를 도쿄전력에 맡겼으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가 직접 위기 관리에 나선 것이다.
도쿄전력 본사에 설치된 통합연락본부를 찾은 간 총리는 약 3시간에 걸쳐 관계자들과 대책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간 총리는 지난 12일 일어난 1호기 폭발과 관련해 "TV에서 사고 내용이 방송되고 있는데도 사고 1시간이 지나도록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도쿄전력을 질책했다.
그는 또 "(도쿄전력이 사고 원전에서) 직원을 철수한다면 도쿄전력은 100% 무너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뒤늦은 대응에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일부는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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