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한국 정부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발생 직후 해외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외교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통상부가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이 지난 올해 21일 공개한 1980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박동진 당시 외무부장관은 해외 여론이 정부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전 재외공관장에 전문을 보내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을 홍보하고 현지 언론과 접촉을 강화하는 등 현지 홍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국내 상황에 대한 북한의 내정간섭 움직임이 구체화되자 이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전개됐다. 북한은 허담 당시 외무상 명의로 한국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 비동맹국 외상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6월13일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비방 선전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홍보외교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성명은 "북한 외상이 대한민국 내부문제에 대한 공공연한 간섭과 왜곡 비방하는 내용의 서한을 비동맹국 외상들에게 발송하고 북한공산집단과 동조할 것을 호소했다"면서 "(북한의) 변함없는 대남적화전략에 비동맹세력마저 이용하려는 책략의 일환"이라며 북측을 비난했다.

박동진 전 장관은 같은 해 6월과 7월 잇달아 협조문을 전 재외공관장에게 발송하고 북한의 대남공작 및 수출부진에 대처하기 위한 재외공관원의 분발과 근무기강 확립 등을 호소했다. 박 전 장관은 친서에서 "아직도 일부 외국정부나 언론 및 아국 교민 등이 아국의 실황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없어서 반한적 태도로 북한의 반한선전책동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극히 유감스러운 사실"이라며 "공관장을 중심으로 한 전 공관원들이 확고한 국가관과 시대적 감각을 가지고 북괴 및 친공세력의 대남모략선전책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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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부의 5.17 조치 및 국가보위 비상대책 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실시된 특별긴급교육 대상에는 ▲대한여론이 오도된 국가 ▲다수 해외교포가 분포하고 있는 국가 ▲주요 비동맹국가 및 산유국에 해당되는 국가에 해당하는 주요재외공관이 포함됐다.


한편 문화공보부 해외공보관에서는 같은 해 8월 김대중 죄상과 적용법조항, 적용법의 입법취지, 군재판 절차, 예상문제 등으로 구성된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홍보참고자료'를 배포하고 해외홍보에 적극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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