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위안화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 불만
환율조작국 지정은 안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미국은 4일(현지시간) 중국에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촉구하면서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중국의 자발적인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도록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 및 환율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6개월에 한 번씩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 지를 의회에 제출하게 돼 있는 이번 보고서는 당초 지난해 10월 나올 예정이었으나, 그동안 발표가 연기됐다.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지금까지의 (위안화 절상과 관련된) 진전은 불충분하며, 좀 더 빠른 진전이 필요하다는 게 재무부의 시각"이라면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를 계속해서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달러화와 다른 주요 무역거래국의 통화에 대해 위안화의 명목 환율이 좀 더 빨리 오르도록 허용하는 게 중국의 이익에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무부는 "좀 더 유연하지 않으면, 중국은 급속한 대출증가에 기름을 붓고, 자산과 주가의 상승 압력을 낳아 미래의 경제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좀 더 유연한 환율체제에 대한 약속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 주석은 지난 달 미국을 방문해 환율개혁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 6월 시장이 환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뒤 지금까지 위안화의 환율이 3.7% 절상됐다고 밝혔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지난 달 31일 달러당 6.6030위안에서 1일에는 6.5938위안을 기록했다.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환율을 부적절하게 조작했다는 법적 기준에 맞는 미국의 주요한 무역 파트너들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고서 내용은 미국 의원들과 제조업체들을 실망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고의로 저평가된 위안화의 도움을 받아 중국 제품들이 저가에 팔림으로써 수백만 미국인들이 실직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으며, 의원들은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명해 징벌적인 법률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의 환율정책 비판가인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당,뉴욕주)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는 사실은 얼굴에 있는 코처럼 명약관화하다"고 비판했고,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회 의장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며 "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환율관련 관행에 대한 무임승차권을 갖고 있었다"면서"우리는 중국과 다른 교역 상대국들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그동안 위안화 가치가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이 아니며, 위안화가 급속하게 절상되면 그 효과라고 해봐야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저비용 국가로 옮기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해왔다.
미국은 지난 해 11월 말까지 중국과의 교역에서 252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