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 씨의 하루를 통해 본 2020년-②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원격조정되는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 독서삼매경에 빠졌던 파커 씨는 어느덧 눈을 떠보니 회사 앞에 도착했음을 깨달았다. 오늘은 1주일 만에 회사로 출근하는 날. 오랜만에 출근하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사실 ‘출근’, ‘사무실’이라는 단어는 약 5년 전부터 사라지기 시작해 지금은 생소할 지경이다. 이동통신과 IT 기기의 발달과 보급 확대로 재택근무가 일반화 됐기 때문. 덕분에 도심 오피스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직장 동료와 상사는 감성적인 교류가 필요한 경우에만 만나는 관계다. 파커 씨의 회사는 직장 내 유대관계 형성을 위해 주 1∼2회 ‘감성미팅’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집에서 영상회의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날 파커 씨는 감성미팅을 하는 도중 짬을 내 스마트폰으로 허공에 영상을 띄운 다음 상사에게 지난 주 영상회의에서 공개했던 제품출시 제안서를 한번 더 설명하느라 진을 뺐다.
파커 씨는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개발해 출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업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날 밤 각국에 위치한 아웃소싱업체에서 보낸 실험내용을 확인하는 것. 지난 달 파커 씨는 인도 소싱업체에서 보낸 임상실험과정을 3D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지켜본 뒤, 제품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날 회사로 나와 제품출시 제안서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은 파커 씨는 곧바로 오후에 유럽 신약개발 담당과의 회의를 예약했다. 필요한 자료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 담당자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인터넷에 접속, 스마트폰 등으로 정보를 내려 받는 클라우딩 컴퓨팅 시스템은 이제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일반적이다.
파커 씨의 회사는 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을 통해 의료 콘텐츠도 판매하고 있다. 파커 씨가 개발하는 신약도 이 컨텐츠와 연계해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앱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은 중요한 매출 창구 역할을 한다. 예컨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홈케어(재택치료) 프로그램이 체온과 혈압을 측정, 증상에 따라 약품을 처방하고 병원과 연계하는 식이다.
앱스토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가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교육과 의료 등 공공 서비스 관련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덕분에 사교육비나 의료비용이 떨어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파커 씨는 아침에 스마트폰을 통해 읽은 기사를 떠올렸다. '올해부터 온라인 무역시장을 통한 무형의 재화, 즉 디지털 재화의 국제 거래 규모가 전통적인 유형 재화 거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디지털 환경 발달로 개인의 무역거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파커 씨는 옆 동료에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국제무역은 기업과 국가가 독점하는 것이 었는데..."라며 격세지감을 토로했다. 동료는 그런 시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올 초에 앱스토어에 공개한 '식단 조절' 소프트웨어로 큰 돈을 벌었다며 자랑했다.
세상이 무조건 좋아진 것도 아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한 무역에 참여하다보니 질 낮은 콘텐츠들까지 인터넷 상에서 난립하고 있는 것. 콘텐츠의 바다에서 어떻게 우리 제품을 부각시켜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마케팅 담당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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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파커 씨는 고급 온라인 유통시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회사 측에 제안하고 있다. 일반 유통시장에도 고급 명품관이 있고 중저가 할인마트가 있는 것처럼 소프트웨어 유통시장도 점차 콘텐츠의 가격과 질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커씨는 이번에 개발하는 신약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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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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