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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제2의 신경영' 선언..긴박했던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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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저녁 승지원 회의서 23조원 투자 계획 발표...강력한 신성장 동력 주문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복귀 '48일'만에 풀어놓은 보따리는 삼성의 미래를 바꿀 '판도라의 상자'라 할만하다.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신수종 사업을 육성키로 한 것은 삼성의 미래가 혁신적으로 바뀔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

'위기론'을 역설하며 2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한 만큼 이번 투자 계획은 안팎으로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자"고 역설한 것은 위기 극복을 위해 성장의 틀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제2의 신경영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회의는 10일 저녁 6시30분 시작해 9시15분에 끝났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복귀하면서 '위기론'을 역설했던 만큼 그 해법을 제시하는 승지원 회의는 매우 진지하고 엄숙하게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은 이날 회의가 신사업 투자에 관한 사장단 회의였고, 이 회장이 회의를 주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평가하고 있다. 예컨대, 신수종 사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골격이 잡혀 있었으나 이날 회의를 통해 각 사별로 세부적인 내용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각사가 신사업에 집중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5개를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기술 확보와 시장성이 첫 번째 판단 기준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2020년이 되면 환경과 에너지, 건강 등이 중요한 컨셉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발표한 신수종 사업 5개 외에 미래 투자 사업을 각 사별로 적극 개척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가 승지원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승지원은 이 회장이 1988년 선친인 이병철 선대 회장이 살던 집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주요 인사를 만나거나 삼성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여는 장소로 주로 사용돼 왔다. 삼성의 핵심 전략이 이곳에서 구상돼온 만큼 '승지원 경영'은 그룹 전략의 모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3개월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이 지난 달 6일 일본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으로 대외 활동을 공식화한 것도 바로 승지원이었다. 이 회장은 이날 일본 최대 재계 모임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소속 기업인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일본 기업으로부터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초심을 강조했다.

승지원 회동 다음 날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매야 한다'는 절박감은 그를 유럽으로 이끌었다. 이 회장은 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발표했고, 2005년에는 밀라노에서 '디자인 혁명'을 역설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이 회장이 유럽 출장길에서 삼성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빅플랜'을 구상할 것으로 관측했고, 이 회장은 '제2의 신경영 선언'으로 화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전자 강국으로 키웠던 신경영 선언에 이어 이번 제2의 신경영은 삼성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삼성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행보가 제2의 신경영 선언 이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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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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