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배고픈 학위보다 배부른 기술이 나아요"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폴리텍대학 취업률 90% 돌파, "기술배우니 평생직장 보이더라"

[아시아경제 강정규 기자] #이승구(가명ㆍ33)씨는 목포대학교 지적학과를 졸업하고 2년 간 회사를 다니다 그만뒀다. 보수도 적고, 장래성도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을 찾고자 공무원 시험 준비도 해보고 창업도 도전해 봤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벼랑 끝에 선 그는 폴리텍대학에서 인생역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2년 간 낯선 기술용어와 씨름하며 장학금도 받고, 메카트로닉스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 결과 천안 아셈텍에 취업해 전문기술인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 전남대학교 법학과 졸업한 전형국(가명ㆍ36)씨는 법관의 꿈을 안고 장기간 고시원 생활을 했다. 합격에 번번이 실패하던 그는 고시 공부를 접고 폴리텍대학에 입학하기로 결심했다. 법전만 파고들었던 그가 1년 만에 낯선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걱정도 컸다. 그러나 현장실습위주의 교육으로 특수용접, 보일러취급, 공조냉동산업기사 등 8개 국가자격증 취득할 수 있었다. 위험물취급4급 등 3개 이론학과에도 합격했다. 대기업의 러브콜 잇따랐지만 해외취업을 목적으로 지티아이라는 고압용기 제조업체에 들어갔다. 지난 2월 수료식에서는 노동부장관상도 받았다.

 노동부 산하의 공공직업교육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에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몰리고 있다.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이 지난 달 10%에 이르는 등 취업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폴리텍대학이 현장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바탕으로 재학생들에게 자격증 취득과 취업성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폴리텍대학(Polytechnics)은 종합을 의미하는 'POLY'와 기술의 'TECHNIC'이 합쳐진 말로 '종합기술대학'을 뜻하며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몰리는 기능사과정은 전국 11개 대학 35개 캠퍼스 가운데 22개 캠퍼스에 개설돼 있다.

 지난 2월 마감된 기능사 과정 모집전형 결과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가 입학생 6277명 중 45.2%인 2835명이나 됐다.대학 관계자는 19일 "지난 2005년 입학생의 전문대 이상 학력자가 2010명으로 31%였으나 지낸 해 44.2%로 높아진 데 이어 5년 만에 14%포인트 상승한 45.2%를 기록했다"면서 "고학력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폴리텍대학의 기능사 과정에 고학력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높은 취업 성공률에 있다. 폴리텍대학의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 90.4%. 이같은 높은 취업률은 국가기간산업과 신기술 및 신성장동력분야 시설ㆍ장비투자가 많아 민간교육기관에서 할 수 없는 제조업 중심의 교육훈련을 실시한 덕분이 크다.
 이와 함께 산업현장과 강의실을 연동시킨 실무위주의 학사제도인 팩토리 러닝(Factory Learning)시스템, 교수 1인당 10개 이상의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전담제,두가지 이상의 전공 및 기술에 대한 소양을 겸비한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인 융합형 기술인력 양성(Crossover Learning)시스템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게 대학측 설명이다.

 폴리텍대학을 통해 취업한 한 졸업생은 "아직도 도서관과 고시촌을 전전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생각을 바꾸고 전문기술을 배우면 평생직업의 길이 보인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기능사과정은 15세 이상으로 취업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학력 성별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지만,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재직 중인 사람은 제외된다. 입학생들에는 기숙사ㆍ식비ㆍ교재 등을 무료로 제공되고, 등록금도 면제된다. 아울러 노동부가 실시하는 우선 선정 직종훈련 사업에 따라 매달 훈련비 20만원과 교통비 5만원도 지급한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강정규 기자 kj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