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 고수를 밝힌 자신에 대해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애인을 빗속에서 기다리다가 익사한 미생의 이야기로 어리석음을 강조한 정 대표의 발언을 두고 "미생에게는 진정성이 있었고, 그 애인에게는 진정성이 없었다"는 말로 되받아쳤다. 이어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며 '손가락질'을 받은 사람을 정 대표라고 맞섰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 배경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날개를 치고 있다.
먼저 정 대표의 '미생지신' 발언에 대한 불쾌감이라는 표면적인 해석이다. 미생이라는 고사 성어에 등장하는 인물로 박 전 대표를 '고지식한 정치인'으로 깎아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미생'이란 표현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말문을 열었겠냐"고 반문했다. "그런 문제 때문이라면 차라리 아무 말 안 하는 게 더 박 전 대표다운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콘 강'을 넘어선 친박계의 의지를 확고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는 등 미래권력의 상징인 만큼 당의 신뢰도 하락은 향후 대선에서도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은 대부분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세종시 여론전에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 의원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결정해야 할 문제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면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지적해야 한다"며 "앞으로 수정안에 대한 문제점들은 하나씩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친이·친박 어디에서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정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회의론이 세종시 국면 이후 당을 추스를 방안은 조기전대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기전대가 자칫 계파간의 정면충돌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아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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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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