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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슈퍼카, 일상으로 들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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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퍼포먼스 슈퍼카 표방한 닛산 GT-R 시승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일본 3대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닛산에게 해당하는 별명은 '기술력'이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내 최고를 고수하던 이 '기술의 닛산'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그 명성을 잃어가는 듯했다. '판매'의 토요타는 어느 새 일본 국민브랜드가 됐고 '엔진'의 혼다마저도 닛산을 추월했다는 평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르노와의 결합 이후 좀더 잘 팔리는 차, 대중적인 차를 만드는 데 치중하면서 닛산 특유의 기술력이 가미된 차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07년 닛산의 슈퍼카 GT-R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토요타는 물론이거니와 혼다까지 자체 스포츠카 개발을 중단한 상황에서 닛산의 기술력이 집약된 이 전천후 슈퍼카는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스카이라인(닛산의 스포츠세단 브랜드) 마니아들을 열광케 하기 충분했다.

차를 직접 몰아보기 전, 닛산 전문 인스트럭터인 김용태 과장은 "GT-R은 '에브리데이 수퍼카', 즉 일상 생활에서도 운전하기 적합하게 만들어진 차"라고 설명했다. 슈퍼카를 일상적으로 몬다는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운전석에 앉으면서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트랜스미션을 뒤쪽으로 옮겨 발쪽 공간을 넓히면서 운전자가 좀더 편안히 패들을 조작할 수 있게 했고 각종 미터기들 역시 운전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오디오시스템은 명품이라 불리는 보스의 그것이었다.
트렁크는 골프백 2개가 넉넉히 들어갈 정도였으며 뒷좌석에도 성인 2명이 탈 만한 공간이 확보된다. 슈퍼카치곤 차체도 약간 높은 편이라 낮은 언덕은 무난히 넘을 수 있다. 눈길이나 빗길에서 유용한 VDC(차체자세제어장치)도 별도로 조작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GT-R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듯했다.


출발해도 좋다는 신호를 받고는 곧바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다. 제로백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속도계기판을 들여다봤지만 이미 100㎞/h를 지나 200㎞/h 언저리다. 슈퍼카답게 속도계기판에서 '100'은 8시 방향에 있다.

제원상으로는 3200rpm에서 5200rpm 사이에 토크가 60㎏ㆍm, 공식 제로백이 3.7초에 달한다고 했는데 그 이상의 느낌이다. 듀얼 클러치 트랜스 미션은 기어변속을 신속하게 해 몸으로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실제 이 시스템은 홀수, 짝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가 나뉘어져 있어 주행상태에서 스로틀 개방, 차량속도, 제동 등 각종 정보를 종합해 운전자가 선택할 다음 기어를 미리 예측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전문 서킷이긴 했지만 코너에서도 200㎞/h 이상의 속도를 내거나 가속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독립형 트랜스액슬 '아테사 ET-S'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주행시 무게 배분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이동 방향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며 회전이 가능하도록 4개 바퀴에 안정적인 접지력을 제공한다.


300㎞/h에 가까워지자 차체가 땅에 붙는 듯한 느낌이 강해진다. 250을 넘으면 총 240㎏의 누르는 힘이 발생시켜 접지력과 제동성을 더 높인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닛산이 자랑하는 또 하나는 GT-R이 지난 4월 모든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거쳐간다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랩타임 7분 26초 70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양산차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도어 손잡이조차 안쪽으로 디자인해 공기저항을 줄여 0.27 의 저항계수 역시 최저 수준이다. "2억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최고 슈퍼카"라는 닛산의 주장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 4900만원이며 올해에는 국내에 35대만 판매된다. 4억원대 페라리를 경쟁차종으로 삼고 있는 걸 보면 '저렴한' 금액이란 생각이 든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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