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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좋은 추억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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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주말 다문화자녀와 추억만들기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학교수업보다 재밌다. 친구도 사귈 수 있어 너무 좋다.”

12일 오후 4시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바람이 차다. 찬바람이 얼굴을 가른다.
정문에 도착했다. 범상치 않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중세 유럽의 건물을 연상케 한다. 캠프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중세 로마시대 거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풍스럽다. 마치 유럽에 온 느낌이다.

몇 분 지났을까? 어린이 40여명 정문으로 들어왔다. 이들 얼굴에는 어리둥절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곳이 어딘지 아직 모르는 듯하다.
얼굴색, 머리모양 각양각색이다. 외국에서 온 아이들인 듯하다. 아이들끼리 소근 소근 애기한다. 조심스레 귀를 기울였다. 국어를 사용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었다.

이들이 파주캠프를 찾은 것은 주말동안 무료로 진행되는 영어캠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각기 다른 학교에 다니지만 다문화자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들은 고양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에서 왔다.

이준서 단장은 “오늘부터 내일까지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함께 영어캠프를 무료로 운영한다”며 “다문화 자녀들이 좋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곳에 발을 딛는 순간 국어는 사라진다. 모두 영어를 사용한다. 다문화자녀들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학년별로 흩어졌다.

1∼3학년반에 들어갔다. 웅성거린다. 선생님은 계속 영어로 말을 건넨다. 하지만 아직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듯 눈만 껌뻑일 뿐이다.

20여분 지났을까 아이들의 눈빛이 바뀐다.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 듯하다. 교사 2명이 열심을 다한다. 강의실에는 교단이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 교육은 시청각으로 이뤄진다. 교육내용을 빔프로젝트로 흰색 커튼에 보낸다. 교사들의 설명과 질문이 이어진다. 아이들이 알아듣지 못하면 천천히 말한다. 그래도 이해하지 못하면 교사는 아이들 옆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들 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아이가 있다. 얼굴색, 머리색, 눈색 등이 다르다. 동양인 답지 않다. 고양 금계초교 3학년에 다니는 에밀리다. 교사가 말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싶다. 교사의 질문마다 손을 들고 “저요, 저요”하며 발표기회를 잡으려 한다.

에밀리는 영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한국에 온지 1년쯤 됐다. 국어도 유창하다. 영국에서 온 티가 나질 않는다.

에밀리는 “영국에 있을 때 틈틈이 엄마가 국어를 가르쳐 줬다”며 “영국에서 배울 때보다 영어마을 선생님들이 더 재밌게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영어캠프에 참여한 것은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다. 친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다문화자녀들의 친구만들기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인 아빠와 태국인 엄마를 둔 김다연 학생(고양하늘초1년)은 “재미 있다. 그리고 친절하다”며 “각자 다른 학교에 다니지만 이곳에 와서 친구도 사귀고 영어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kj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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