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빚 독촉 이렇게 대처하세요"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가정주부 이모씨(37)는 남편의 사업실패로 5000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그러자 남편에게 돈을 빌려준 대부업체 채권추심원들이 밤 11시경에 집으로 찾아와 수 차례에 걸쳐 초인종을 누르는 등 집에 있는 물건을 다신 가져가겠다며 협박했다.

#부모님의 병원비 명목으로 얼마 전 A대부업체에서 500만원을 빌렸던 회사원 김모(32)씨는 최근 일하던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희생자가 됐다. 이로 인해 카드 빚은 점점 늘어만 갔고, A대부업체의 빚독촉에 시달려야만 했다. A대부업체 채권추심원의 빚독촉은 나날이 심해져 "부모와 애인에게 채무사실을 알리기 전에 빨리 빚을 갚아라", "XX새끼야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라고 협박했다.

채권자와 채권추심업자가 채권을 추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일삼는 등 민원과 분쟁이 근절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한가위를 맞아 대부업체들이 채권추심을 강화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채권추심업자의 무리한 추심으로 피해를 입는 서민들이 있을 시 등록 대부업체의 경우 당국의 제재로 시정되는 편이나, 무등록 업체는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8월7이부터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정당한 사유없이 야간(오후 9시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에 채무자나 관계인을 방문해 빚 독촉을 하는 행위가 금지됐다"며 "위반시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 경우 증거를 확보해 가까운 경찰서나 금융당국에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즉 야간에 빚 독촉을 당하는 경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 등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다만 채무자도 고의로 연락을 두절하는 등 채권추심을 적극적으로 기피하는 경우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채권자가 야간에도 채권추심을 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빌린 돈을 갚으라고 하는 채권추심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며, 채권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빚을 갚지 못한 경우라도 채권추심자의 권리남용이나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로부터 채무자와 그 가족을 보호해 채무자의 최소한 생존권을 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법의 취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 가급적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대부업체 이용시 한국이지론 홈페이지를 통해 정당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불법적인 채권추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작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채권추심이란 채권자로부터 채무자가 갚지 않은 빚을 넘겨받아 대신 받아내는 것을 말한다. 채권자의 위임을 받은 채권추심업체는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