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김대섭 기자]
조달청이 레미콘 품목에도 '다수공급자물품계약제도(MAS: Multiple Award Schedule)'를 적용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레미콘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레미콘에도 다른 공공구매 품목들처럼 MAS를 적용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MAS는 공공구매제도를 수행하는 조달청이 다수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수요기관이 별도의 입찰 절차 없이 쇼핑몰(shopping.g2b.go.kr)에서 물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달 말 현재 30만 품목이 등록돼 있다.
레미콘 품목의 경우 그동안 희망수량입찰 방식을 적용해왔다. 수요기관이 업체가 아닌 레미콘 단가만을 확인하고 규격과 물량, 공급날짜 및 현장 등을 주문하면 해당 업체가 그때마다 제품을 생산해 납품을 하는 방식이다. 또 조달청이 계약에서부터 납품 지시, 제품 검수, 대금청구까지 일괄적으로 관리한다.
조달청이 직접 관리를 해주고 수요기관과 공급 업체가 한번에 연결돼 주문, 생산, 공급, 관리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MAS로 방식이 바뀌면 수요기관이 직접 업체를 선정해 구매할 수 있게 돼 제품을 납품시키기 위한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반제품이라는 특성을 가진 레미콘을 일반 완제품과 동일한 기준으로 MAS를 적용시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심할 경우 업계의 적정 단가 구조가 붕괴되고 업체간 공멸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구매금액이 1억원 이상일 경우 구매자가 두 개 이상 업체를 선정해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출혈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반 완제품처럼 재고가 발생하거나 수요 시장이 넓어 생산을 많이 하게 되면 일정 수준까지 싸게 팔수 있다. 하지만 레미콘은 생산한 후 시간이 좀 지나면 바로 굳기 때문에 바로 판매해야 하고 납품이 가능한 지역도 한정적이어서 가격경쟁 체제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또 출혈경쟁이 심해질 경우 원가가 낮은 대체재를 사용해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와 함께 수요기관이 계약은 물론 모든 것을 일일히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해 공사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1개의 업체에 일임하는 턴키(turn-key) 발주 방식이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법으로 정해진 분리발주가 지켜지지 않고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기업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레미콘 품목의 특수성과 MAS의 장점을 잘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언제부터 적용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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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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