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로 재임할 당시 투자한 상품에 손실은 없었지만 나중에 발생한 금융위기때문에 손실이 났으니 적절하지 않은 상품에 투자한 책임을 져라?


사상 유례없이 직무정지란 중징계 방침이 거론되고 있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현 KB금융지주회장)의 징계 사유다.

투자할 당시 손놓고 있던 금융당국은 결과 만을 가지고 재임 당시 투자하지 말아야할 상품에 투자했으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다.


황 회장은 국내 파생상품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정확히 간파하고 리스크관리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2006년 12월 황 회장은 홍콩IB법인 설립식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선진국에서 아주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팔아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상품 판매를 )피해갈 수는 없겠지만 리스크관리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고 언급할 정도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3년 뒤 황 회장이 우리은행장 당시 파생상품에 투자한 손실문제로 금융감독의 중징계가 거론된 것이다. 그것도 퇴임 이후의 손실로 지난 해 검사때는 문제가 없다고 한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황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시 부적절한 상품에 투자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다.


이같은 사상 유례없는 중징계 방안에 시장에서는 찬반 논란이 거세다. 항간에는 황 회장 죽이기를 위한 암투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는 시장의 루머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수천억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 이처럼 큰 손실을 볼 때까지 관리당국인 금융감독기관의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규명은 누가 해야 할까

AD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근본적인 대책없이 다른 임원이 와서 똑같은 실수를 해도 다시 징계를 받으면 그만인 셈"이라고 일침했다.


IB에 너도나도 목매는 금융기관들을 손놓고 방치하다가 투자실패의 결과만으로 당시 CEO를 문책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발상이 우스울 따름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