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세청이 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 37만 지점의 평균 노선가는 13만7000엔(약 179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5.5% 하락했다. 전국의 주요 도로에 접한 토지의 1㎡당 평가액을 산정하는 노선가는 상속세나 증여세의 산정 기준이 된다.
일본의 행정구역 단위인 도도부현(都道府縣) 별로 노선가가 상승한 도시는 한 곳도 없었던 반면 하락한 도시는 전년의 3배 이상인 39개 도시로 늘었다.
최근 '미니버블'을 부추겨온 도쿄도(東京都)의 경우, 노선가는 전년 대비 17.4%나 치솟았던 지난해에 비해 7.4% 떨어지면서 5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외에 후쿠오카(福岡), 지바(千葉), 요코하마(橫浜)의 하락률은 10%를 넘었고, 5~10%의 하락률을 보인 도시는 삿포로(札幌), 오사카(大阪), 센다이(仙台) 등 11개 도시에 달했다. 낙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후쿠오카(福岡, 8.6%)에 이어 도쿄(東京, 7.4%), 이와테(7.3%), 미야기(6.8%) 순이었다.
대도시별 노선가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해오던 3대도시권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도쿄권(東京圈)과 나고야권(名古屋圈)은 6%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제자리걸음이었던 지역들도 4% 가까이 떨어졌다.
한편 일본에서 노선가가 가장 높은 지점인 도쿄도 주오(中央)구의 긴자주오도리(銀座中央通)의 노선가는 3120만엔으로 10년 만에 하락했지만 2% 내리는데 그치는 등 원래 노선가가 높았던 상업지구의 낙폭은 비교적 적었다는 지적이다.
미즈호 증권의 이시자와 다쿠시(石澤卓志) 수석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도쿄권, 나고야권에서 노선가가 크게 떨어진 곳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투기과열지역이었다"며 "이 때문에 부동산 투자가 감소하면서 지가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과대평가돼 원래대로 돌아온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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