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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오바마 '희망의 빛'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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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이른바 '희망의 빛' 논쟁이 불거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조지타운 대학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에는 새로운 '희망의 빛(glimmers of hope)'이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틀림없이 여전히 어려운 시간이고 우리는 결코 숲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희망의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오바마는 특별히 주택시장에서의 모기지 부문의 양호한 움직임, 특히 모기지 금리를 더 좋은 조건으로 재설정하는 차환 대출의 증가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하지만 그가 보았던 희망의 빛은 하루 뒤인 15일 모기지 업체들의 주택압류가 크게 늘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일거에 빛이 바래고 말았다.

당시 부동산 조사업체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2월 미국내 주택압류가 전월에 비해 6%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0%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BC방송은 "주택 압류가 늘고 있고 더 악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주택업계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내 빌딩 건축도 50년래 두번째로 가장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NBC 방송도 몇가지 경제 데이터들은 좋아지고 있고, 분명 희미하게 나마 빛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더 중대한 지표들은 여전히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풀이했다.

NBC는 "지난 3개월동안 미국내 주택 159개 가운데 하나 꼴로 차압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오바마의 주장에 맞서 "1분기 주택 시장은 여전히 침체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도 3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이 51만채로 한 달 전보다 10.8%나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54만채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나마 오바마를 두둔하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문은 "주택건설 부문이 3월 바닥을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의 핵심 부문들이 수년간의 하락을 멈추고 안정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오바마가 미국 경제에서 보았다는 희망의 빛은 해질녁의 어스름인지 새벽의 여명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감동적인 수사의 연설도 좋지만, 오바마는 대중앞에 나설 때는 좀 더 데이터를 확실히 챙기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갖추는 신중함이 필요해 보인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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