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계열사 지분 상당수 담보 제공
동부그룹 오너는 물론 동부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거의 대부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인 김남호씨는 물론 동부건설을 비롯, 동부정밀화학, 동부씨엔아이 등 그룹 내 기업들이 대부분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부정밀, 동부건설, 동부씨엔아이는 각각 107만, 414만,1만여주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라고 지난 3일 공시했다.
또한 동부정밀화학도 동부건설 250만주를 한국증권금융에 차입금 담보로 제공했다. 동부정밀화학 역시 보유하고 있는 동부제철 400만주를 한국증권금융에, 동부건설은 동부제철 277만3162주를 외환은행과 우리은행에 담보로 잡힌 상태라고 밝혔다.
동부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지분도 상당수 담보로 잡힌 상태다.
동부제철은 보유하고 있는 동부증권 345만2905주를 산업은행과 금호종합금융 등에, 동부하이텍은 동부화재 주식 50만주를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잡혔다고 밝혔다.
계열사 외에도 그룹 오너인 김준기 회장과 장남인 김남호씨도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담보로 내놓았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해 말 동부하이텍의 채권대차거래를 위해 동부화재 주식을 담보로 제공, 이상한 주식거래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김 회장이 동부화재 주식을 빌려주는 방식을 통해 동부하이텍이 자금 차입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 동부하이텍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동부하이텍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도 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이 같이 동부그룹 오너 및 계열사의 주식담보대출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동부의 자금사정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000년도 초반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면서부터 동부그룹은 자금순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도체사업의 중심인 동부하이텍을 살리기 위해 최근 동부그룹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계열사인 동부메탈 지분 인수를 요청하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지분 구조 변화 없이 자회사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계열사별 주식담보대출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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