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들이 어닝시즌(기업실적 발표)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국내 대표 기업에 대한 메스 질을 다시 시작했다. 2차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욱 칼날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5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포스코(POSCO)에 대해 외국계증권사들은 일제히 부정적 전망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 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포스코의 4분기 실적이 우리와 시장의 전망치를 하회했다"며 "올해 1, 2분기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전략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최상의 선택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목표주가를 50만9000원에서 33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하고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UBS증권도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8%, 59.6% 증가한 8조3050억 원, 1조3970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고 진단했다.
UBS증권은 "조강생산 목표를 전년보다 3∼12% 감소한 2900만t으로 설정하는 등 올해에는 감산과 환율 급등으로 주당순이익(EPS)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5만원에서 43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23일 실적발표를 진행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제기됐다.
위스계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삼성전자의 최후 보루가 될 휴대폰 부문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CS는 "삼성전자는 최근 12개월동안 코스피지수 대비 36%나 초과수익을 냈다"며 "이는 공급 조절에 대한 기대와 비용 리더십,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업체들에 대한 구제금융 플랜이 구체화되면서 최상의 공급 축소 국면은 지난듯 하다"고 덧붙였다.
CS는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올해 삼성전자 이익의 유일한 희망인 휴대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높은 기술도 최종수요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점유율 상승 기대를 희석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 중인 태웅에 대해서도 혹평이 이어졌다.
골드만삭스는 태웅에 대해 2010년까지 영업이익률 하락이 예상되는 한편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현 주가가 목표주가와 비교할 때 31% 가량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무래도 외국계증권사와 국내증권사는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증권사는 우리 산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하지만 외국계쪽은 한 발 멀리 떨어져서 자유롭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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