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과제
조지프 스티글리츠ㆍ린다 빌메스 지음/서정민 옮김/전략과문화 펴냄/1만8000원

진행형인 이라크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치른 가장 값비싼 전쟁이 되고 말았다.

전쟁 이전에 제기된 예상 비용은 500억 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미 전략예산평가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전쟁비용이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천 명의 상이 군인에게 연금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등 당장 수천 억달러가 필요한 급박한 상황이다.

더 나아가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하버드대학 케네디행정대학원의 린다 발메스는 이라크 전쟁 비용이 3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300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며 약 20년 치 예산에 맞먹는다.

3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은 21일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 미국 경제위기 극복과 맞물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내내 그를 괴롭힐 이라크 전쟁비용과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전망이다.

이처럼 경솔하고 성급한 리더의 판단과 결정으로 수행된 전쟁은 인명피해는 물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새책 '오바마의 과제-3조 달러의 행방'은 정치적 관점에서 이라크 전쟁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 달리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라크 전쟁을 분석하고 전쟁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조명한다.

또 왜 이라크 전쟁의 실질적 비용이 부시 행정부가 제시한 예상금보다 상당히 큰지를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숫자에 관한 논의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실질 비용에 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이라크 전쟁의 의미를 이해하고 최소의 비용과 피해로 이라크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전비 계산은 2001년부터 2007년 12월25일까지 관련된 모든 군사작전 지출을 계산하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부시 행정부는 전비를 과소추산했다. 대통령경제고문이었던 래리 린제이는 이라크 침공 직전 전비가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 주장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마저도 "실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미국은 6340억 달러를 이라크에 투입했다. 부시 행정부가 전쟁 초기 언급한 것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처럼 직접적인 군사작전비용 외에도 저자들은 전쟁의 거시경제학적 영향, 사회적 비용, 재향군인 원호비용, 전쟁의 세계적 비용, 전후 군대 재정비 등 경제학적인 방법을 통해 3조원이란 돈을 계산해 낸다.

특히 저자들은 이를 보다 건설적인 데 썼다면 미국은 물론 제3세계의 국민들을 훨씬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1조 달러는 주택 800만 호를 지을 수 있는 금액이고 1500만 명의 공립학교 교사를 1년간 채용할 수 있는 돈이다.

또 5억 5000만 명의 어린이에게 1년간 무료로 건강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라크 전쟁에 들어간 3조 달러의 돈으로는 이런 일을 세 배 더 많이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과 기술개발, 연구에 투자했다면 미국 경제는 더 크게 성장했을 것이며 제3세계를 도울 수도, 미국 내 서민의 조세감면 등 미국을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이야기다.

철수에 대해서 저자들은 "완벽하고 아무런 위험부담없이 철수하기란 결코 가능하지 않다"면서 "이라크의 평화와 안보에 긍정적인 큰 변화가 없다면 신속한 철수는 실행돼한다. 이라크에서 전개되고 있는 비극에서 쉽게 탈출하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책은 읽을 수록 전쟁이 얼마나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지, 생명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전쟁이 유가와 경제성장에 있어 어떤 악영향을 가져오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전쟁은 무의미 하다는 이야기다.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