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공격적 확장 행보.. 신회장 '정중동경영' 빛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국내기업들의 위기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그칠줄 모르는 공격적 확장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7~8년간 화학과 유통, 보험 등에서 잇따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워 온 롯데는 지난 연말 두산주류 인수에 성공한데 이어 신년 초부터 제2롯데월드 건설이 사실상 허용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희망적인 분위기를 타고 있다.
총리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행정위) 실무위원회는 7일 제2롯데월드 건설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서울공항의 비행안전 문제에 대해 동편 활주로를 3도 가량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 사실상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용했다.
정부의 허용 불가 방침으로 장기간 애를 태워 온 숙원 사업이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롯데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에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 건설 프로젝트에는 최소 1조7000억원에서 2조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예정으로, 롯데 측은 서울공항 활주로 이전에 필요한 제반비용 수백억원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는 이와 함께 최근 국내 소주 시장 2위인 두산주류를 5030억원에 인수, 주류 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를 갖췄다. 현재 매각설이 돌고 있는 오비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소주, 맥주를 아울러 진로-하이트그룹을 위협하는 막강 주류회사로 떠오르게 된다.
이같은 롯데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재계에서는 "신격호 회장의 '은둔 속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경영으로 손꼽히는 롯데가 '위기는 곧 기회'라는 전략에 따라 발빠른 사업 확장과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두산주류 인수에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제2롯데월드 사업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진행해 온 우직함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상황 전반이 불안한 상황에서 롯데의 공격적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각종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은 물론 신사업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다.
롯데 측은 우선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해외자금을 차입하거나 내 각 계열사에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롯데가 보여 준 현금동원력과 현재 보유중인 자금 등을 고려할 때 무리한 수준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잇따라 대형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는 점은 확실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건설은 장기간 준비해 온 사업인 만큼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무엇보다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에 불씨를 지피고 공사 중 연인운 50만명 고용, 동시에 연관산업의 생산유발 효과 등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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