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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연기-사랑-인생, 알수록 모르겠는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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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배우 박진희가 서른 즈음에 인생과 사랑, 연기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1997년 KBS 드라마 ‘스타트’로 데뷔한 박진희는 벌써 12년 동안 연기 생활을 해온 베테랑 연기자일 뿐 아니라 나이 서른 살의 성숙한 여인이다.

“나이를 먹어서인가 요즘 자꾸 뭔가 까먹어요, 푸후후. 뭘 듣고도 바로 잊고, 얼마 전에 뭘 했는지도 떠올려 보면 생각이 안 나요. 사실 예전부터 그랬으니까 건망증은 아닌 것 같은데 산만해서 그런가 봐요.”

너스레를 떨며 말문을 연 박진희는 오랜만에 옛날이야기까지 꺼내며 즐거운 대화를 이어간다. 데뷔 시절 ‘제2의 이미연’이란 닉네임이 붙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절로 난다. 지금도 자세히 보면 이목구비가 선배 배우 이미연과 흡사하다.

“당시에 길거리를 지나는데 옆에서 ‘미연아’라고 부르는 거예요. 내가 아니니까 그냥 지나가는데 저를 부른 게 맞더라고요. 그분이 이미연 선배 오빠였어요. 제가 동생인 줄 알고 부른 거니까 닮긴 닮았나 싶더군요. 이젠 그런 말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데뷔 초반 박진희는 참 단순명료한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다지 복잡하게 사는 편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집요한 면도 있고,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소시민이다.

“예전에는 무엇이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따지는 버릇이 있었죠.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경향도 있었고요. 그래서 주위에서 ‘참 피곤하게 산다. 너 그렇게 단순하게 살면 힘들어진다’고 충고들 하세요. 이젠 좀 무뎌지고 덜 따지게 됐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사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이렇다 보니 박진희는 별다른 고민 없이 순탄하게 지내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과 갈등, 번뇌에 시달린 때가 있었다. 좋게만 생각해서 한 행동이 후폭풍을 돌아와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도, 의도한 바와 상관없이 눈총을 받은 일도 간혹 있었다.

“저도 한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죠, 아마도 2005년 영화 ‘러브토크’와 ‘연애술사’에 출연할 때쯤인 것 같아요. 앞서 약 2년 정도 쉬었을 때죠. 그때는 뚜렷한 주관 없이 살았던 것 같고, 부탁에 약해서 주로 끌려 다니기 일쑤고, 시나리오 보는 눈도 없었던 것 같아요. 평소 단순한 사람인데도 그때는 꽤 고민이 많았어요.”

이젠 자신의 일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때.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성패를 좌우하는 것도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비해 일과 삶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이든 사랑이든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 복잡한 것을 어떻게 설명해요. 인생도 연기도 마찬가지죠. 예전에는 나와 세상이 다 똑같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다름’을 인정하게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타인의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것, 다시 말해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다고 할까요. 이렇게 살면서 꾸준히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제 일 아닐까요?”

서른 즈음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을 때, 그 사이 박진희는 기축년을 맞이하며 한 살 더 먹었다. 영화 ‘달콤한 거짓말’로 지난해를 마무리한 박진희가 올 해는 어떤 사람, 어떤 배우의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설지 기대해 본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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