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하면 떠오르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가족이다. 5월5일 어린이날, 5월8일 어버이날 등 유난히 가족과 함께하는 날들이 많다. 금년부터 5월1일이 노동절로 바뀌면서 법정공휴일로 되어 직장인들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날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공휴일이 늘어나서 과거보다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족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저출생 시대에 여전히 더욱 확대되어야 하는 것은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다.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 정책은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정책'에 대부분 근거를 두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육아휴직과 배우자 출산휴가이다. 출산 전후에 갖는 산전후휴가는 근로기준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는 모성보호에 초점을 둔 것으로 엄격한 의미의 일·가정 양립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고, 2007년 배우자 출산휴가 처음 도입된 시기부터 우리나라 일·가정 양립 정책이 본격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당시 고용노동부 여성고용과장으로 재직했던 필자는 정부 입법으로 추진된 남녀고용평등법 전면 개정 작업을 하면서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 가족돌봄휴직제도 도입의 실무를 책임졌다. 당시 법률명에 직접 '일·가정 양립'이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시기적으로 우리나라도 일·가정 양립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시점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데 일·가정 양립 정책의 시행에 있어서 법적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대상이 되는 가족의 범위이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그 적용 대상에 사실상 배우자까지 포함한다. 법을 집행하는 고용노동부에서 해석기준으로 이를 명확하게 하였다. 그런데 가족돌봄휴가와 휴직의 경우는 돌봄이 필요한 가족의 범위에서 배우자는 사실혼 관계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책당국의 법 집행 현실은 현실적으로 해당 제도가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는 문제를 일으킨다. 법적 정의와 일상에 존재하는 현실 간의 차이는 없애거나 최대한 좁혀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세대의 경우 결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면서 결혼을 기피하거나 하지 못하는 상황도 많다. 최근 고령화로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황혼 동거가족도 늘고 있다.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지만 일·가정 양립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가족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또 있다. 가족관계등록법상 혼인 중의 태어나지 않은 아동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스타 영화배우의 아들 출산을 둘러싸고 '혼외자'라는 용어가 언론을 뒤덮었을 때 표현의 차별성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의 가족관계등록법은 여전히 혼인 중의 자와 혼외자를 구분하고 있다. 차별적인 표현과 법률에서 보장하고 있는 일·가정 양립 정책이 법률혼 유무를 기준으로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현재의 법률과 정책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회가 더 안전하게 연결되려면 최대한 가족의 소중함을 지켜주는 방향으로 정부와 기업 등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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