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면허 소지자 2명 중 1명만 병원 근무…지역 격차 140배
간호협회, 대형병원 쏠림에 인구 1000명당 간호사 1명미만 지역 속출
국내 간호사 면허 소지자 중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에 따라 활동 간호사 밀도가 최대 140배까지 벌어지는 등 의료 인력의 '국지적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4일 대한간호협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간호사 현황(2025)'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간호사 면허자는 약 55만명에 달하지만 요양기관에서 실제 활동 중인 간호사는 29만8554명으로 전체의 약 54%에 그쳤다.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는 평균 5.84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활동 간호사의 지역별 분포가 극도로 불균형하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시·군·구별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최소 0.33명에서 최대 47.11명으로 나타나 지역 간 격차가 무려 140배에 달했다.
간호사 인력이 가장 밀집된 곳은 대형 상급종합병원이 위치한 도심 지역이었다. 대학병원이 몰려 있는 부산 서구(47.11명)가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주요 대형 병원이 소재한 서울 종로구(39.96명)와 광주 동구(28.79명), 대구 중구(25.86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의료취약지역의 인력난은 심각해 경기 과천시(0.33명)의 간호사 수가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강원 인제군(0.65명), 고성군(0.82명), 대구 군위군(0.80명) 등은 인구 1000명당 간호사가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수도권 내에서도 격차는 뚜렷해 서울 마포구(1.43명)나 관악구(2.17명)의 간호사 수는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간호사 수의 절대적 부족이 아닌 '분포의 불균형'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그간 간호대학교 입학정원을 꾸준히 확대해왔지만 신규 인력이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만 쏠리면서 지역의료 공백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간호협회는 "정책의 패러다임을 '면허자 확대'에서 '활동 인력의 지역 정착'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지역 근무를 전제로 한 '지역간호사제'의 실효성 있는 설계 ▲의료취약지 병원에 대한 수가 가산 확대 ▲임금 격차 완화 및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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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얼마나 많은 간호사를 배출하느냐보다 어떻게 현장에서 일하게 하고, 어디에 머물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역 간 활동 간호사 격차를 방치할 경우 거주지에 따른 의료 서비스 불평등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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