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의 ‘포워드 가이던스 불신’ 나온 배경”-브루킹스연구소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자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믿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브루킹스연구소가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단기금리가 제로(0)인 상황에서 필요하고 또 잘 작동한 적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불필요한 '금리인상 지연'을 초래했다는 잘못된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취임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역시 포워드 가이던스에 부정적인 의견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를 조정하는 주된 수단은 단기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은 그 밖의 수단도 받아들였는데, 그중 하나가 ‘포워드 가이던스’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향후 단기 금리의 예상 경로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말하며, 주로 금융시장을 안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한때 이렇게 농담한 바 있다. 통화정책은 “98%가 말이고 2%가 행동”이라고 했다.
델포이식 포워드 가이던스와 오디세우스식 포워드 가이던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발언이나 전망은 ‘델포이식 포워드 가이던스’로 불린다. 이는 델포이 아폴론 신전의 신탁에서 따온 표현으로,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찰스 에번스와 공동 저자들이 처음 제시한 정의다. 예컨대 Fed가 경제전망요약(SEP)을 발표할 때 정책 담당자들은 금리가 어떻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신호로 보낸다. 하지만 이들은 명시적으로 약속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일반화된 델포이식 가이던스는 시장과 대중이 정책 담당자들의 전망과 경제 변화에 대한 예상 반응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더 강하고 명시적인 약속은 ‘오디세우스식’이라고 불린다. 이는 호메로스 서사시에서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돛대에 묶은 이야기에서 따온 표현이다. 예컨대 “상당한 기간” 단기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형태의 가이던스는 델포이식 가이던스보다 시장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단기 금리가 제로 하한에 있거나 그 근처에 있을 때, Fed가 경제를 부양할 다른 방법을 찾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이런 약속은 경제 변화에 대응하는 Fed의 유연성을 제한할 수 있다.
단기 금리가 0까지 떨어질 때 포워드 가이던스가 특히 중요한 이유
단기 금리가 사실상 0인 경우, 이른바 ‘제로 하한’에 도달한 경우 Fed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단기 금리를 더 내릴 수 없다. 일부 다른 중앙은행들은 단기 금리를 0보다 약간 낮게 내린 적이 있지만, Fed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Fed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다른 방식에 의존했고, 장기 금리를 낮추는 데 더 초점을 맞췄다.
그중 하나가 양적완화(QE), 즉 장기 증권의 대규모 매입이다. 포워드 가이던스도 또 다른 수단이다. Fed는 금융시장에 단기 금리가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시킴으로써, 경제가 강해지는 조짐을 보이더라도 장기 금리가 오르지 않도록 하려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Fed는 2008년 12월 단기 금리를 거의 0까지 낮췄고, 이후 부진한 회복기 동안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QE와 여러 형태의 오디세우스식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용했다. 예컨대 2011년 8월 상당한 논쟁과 세 명의 반대표 끝에 FOMC는 경제 여건이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연방기금금리를 예외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선언했다.
FOMC가 2013년 중반 이후에도 금리를 0으로 유지할 것임이 분명해지자, 2012년 12월 Fed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했다. 실업률이 6.5%를 웃돌고, 향후 1~2년 물가상승률 전망이 2.5%를 넘지 않으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계속 잘 고정돼 있는 한 금리 인상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3월 실업률이 6.5%에 가까워지자 Fed는 특정 실업률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며 가이던스를 다시 수정했다. Fed는 2015년 12월 제로 수준에서 금리를 인상했고, 다음 인상까지 또 1년을 기다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포워드 가이던스는 어떻게 사용됐나?
팬데믹의 최악의 시기가 지나간 뒤에도 Fed는 금리를 0에서 올리는 데 신중했다. 2020년 9월 회의에서 Fed는 “노동시장 여건이 위원회의 최대고용 평가와 일치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물가상승률이 2%까지 상승했으며, 한동안 2%를 완만하게 웃돌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금리를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말 회의에서 Fed는 제로 수준에 가까운 금리에서 벗어나는 시점을 자산매입 속도와 연결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시장에 Fed가 자산매입 축소, 즉 테이퍼링을 시작하기 “훨씬 전에” 경고할 것이며, 테이퍼링이 완료된 뒤에야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2022년 3월까지 금리를 0으로 유지했다.
돈 콘 전 Fed 부의장과 브라운대의 가우티 에거트손은 허친스센터 워킹페이퍼에서 이 포워드 가이던스가 “자산매입 완료를 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자산매입을 언제 어떻게 완료할지에 대해 훨씬 사전에 통보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불필요한 금리 인상 지연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Fed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급등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데 늦었다는 것이다.
케빈 워시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했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의 후임 Fed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향후 결정이 무엇일 수 있는지 여러분에게 미리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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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경제 변화에 대응하는 Fed의 민첩성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팬데믹 기간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는 데 Fed가 늦었던 일이 포워드 가이던스로 인해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Fed는 전 세계에 자신들의 전망이 어떻게 될 것인지 말한다. 그런데 Fed도 인간이고, 그런 뒤에는 그 전망을 필요 이상으로 오래 붙잡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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