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 581만원' 택배기사 10명 중 8명 "심야 배송 금지 반대…생계에 직접적 영향"
야간배송 제한 시 64.9% "생계 어려움"
소득 보전을 위한 추가 업무 증가 우려
배송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심야 시간대 배송 규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노동경제학회는 박영범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실시한 '야간택배 근로자 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약 581만원으로, 대부분이 주 5일 근무(76.2%)를 하며 하루 평균 9.58시간 동안 290여건의 배송을 수행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53%가 소득에 '만족 이상'을 표했으며, 66.3%가 야간택배 업무를 시작한 이후 생계가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야간배송을 선택한 주된 계기는 '수입이 좋아서'(51.5%)였고, 가장 큰 장점으로는 '원활한 교통과 적은 방해로 인한 높은 업무 효율'(1순위 65.8%, 1+2순위 합산 85.6%)을 꼽았다. 야간택배 근로자 중 78.2%는 향후에도 업무를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야간배송이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고 생계를 영위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하였다.
특히 야간택배 근로자들은 업무 시간의 자율적 결정에 86.6%가 동의하는 등 스스로 업무 방식을 결정하려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83.7%는 정부가 건강권 보호를 위해 심야 시간대 배송을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또 주·야간 배송 교대제 도입 추진에도 90.6%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
근로자들의 소득 유지 의향도 강했다. 소득 감소로 인해 휴무일을 확대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70.3%였다. 박 교수는 "택배배송 근로자들에게 휴식권보다 소득이 직업 선택의 핵심 요소임을 방증한다"고 짚었다.
만약 야간배송이 규제로 인해 불가능해질 경우 가장 큰 영향으로 꼽은 것은 '소득 감소로 인한 생계의 어려움'(64.9%, 중복응답)이었고, 소득 보전을 위해 '업무 시간 증가'(39.6%, 중복응답)가 뒤를 이었다. 야간 업무를 못 하게 될 경우 53%는 주간 업무 대신 배송 외 다른 물류 야간 업무 등 야간 업무가 가능한 일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일정 수준의 소득을 위해 야간 시간대 근로를 지속하려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정부가 심야 배송을 제한하거나(택배기사 85.1% 반대), 주 7일 배송 서비스 금지 등 업무 시간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소득 의존도가 높은 택배 근로자들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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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야간배송 근로자들은 스스로 선택한 일자리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일괄적으로 규제가 도입될 경우 생계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근로자들이 실제로 호소하는 어려움은 안전과 생계가 직결된 배송 환경 및 시설 문제인 만큼, 정부는 명분 중심의 규제보다 현장 기반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고용 형태 및 근무 환경 다양화에 따른 야간택배 배송 근로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정부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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