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심야 시간대 배송 규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20일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해외직구 물품이 쌓여 있다. 2025.11.20 윤동주 기자
1일 한국노동경제학회는 박영범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실시한 '야간택배 근로자 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약 581만원으로, 대부분이 주 5일 근무(76.2%)를 하며 하루 평균 9.58시간 동안 290여건의 배송을 수행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53%가 소득에 '만족 이상'을 표했으며, 66.3%가 야간택배 업무를 시작한 이후 생계가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야간배송을 선택한 주된 계기는 '수입이 좋아서'(51.5%)였고, 가장 큰 장점으로는 '원활한 교통과 적은 방해로 인한 높은 업무 효율'(1순위 65.8%, 1+2순위 합산 85.6%)을 꼽았다. 야간택배 근로자 중 78.2%는 향후에도 업무를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야간배송이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고 생계를 영위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하였다.
특히 야간택배 근로자들은 업무 시간의 자율적 결정에 86.6%가 동의하는 등 스스로 업무 방식을 결정하려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83.7%는 정부가 건강권 보호를 위해 심야 시간대 배송을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또 주·야간 배송 교대제 도입 추진에도 90.6%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20일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해외직구 물품이 쌓여 있다. 2025.11.20 윤동주 기자
근로자들의 소득 유지 의향도 강했다. 소득 감소로 인해 휴무일을 확대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70.3%였다. 박 교수는 "택배배송 근로자들에게 휴식권보다 소득이 직업 선택의 핵심 요소임을 방증한다"고 짚었다.
만약 야간배송이 규제로 인해 불가능해질 경우 가장 큰 영향으로 꼽은 것은 '소득 감소로 인한 생계의 어려움'(64.9%, 중복응답)이었고, 소득 보전을 위해 '업무 시간 증가'(39.6%, 중복응답)가 뒤를 이었다. 야간 업무를 못 하게 될 경우 53%는 주간 업무 대신 배송 외 다른 물류 야간 업무 등 야간 업무가 가능한 일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일정 수준의 소득을 위해 야간 시간대 근로를 지속하려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정부가 심야 배송을 제한하거나(택배기사 85.1% 반대), 주 7일 배송 서비스 금지 등 업무 시간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소득 의존도가 높은 택배 근로자들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박 교수는 "야간배송 근로자들은 스스로 선택한 일자리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일괄적으로 규제가 도입될 경우 생계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근로자들이 실제로 호소하는 어려움은 안전과 생계가 직결된 배송 환경 및 시설 문제인 만큼, 정부는 명분 중심의 규제보다 현장 기반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고용 형태 및 근무 환경 다양화에 따른 야간택배 배송 근로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정부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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