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델 그리핀 "사모신용 리스크는 유동성 불일치"
개인투자자, 사모대출 리스크 이해 못해
경기침체 시 자금 회수 어려울 수 있어
일각에서 불완전판매 의혹도 제기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이자 시타델 최고경영자(CEO)인 켄 그리핀이 29일(현지시간) 고액 자산가들조차 사모신용(사모대출) 투자의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 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핀 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진정한 문제는 개인 투자자와 투자 기간 사이의 유동성 불일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즉각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익숙해진 세상에 살고 있지만, 사모대출에 투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고 말했다.
사모대출은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투자 펀드를 말한다. 금융 규제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축소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급격하게 성장해왔다고 FT는 전했다.
대안투자관리협회(AIMA)에 따르면 사모 신용 산업의 자산은 3조 5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특히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사모대출 펀드는 자산운용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였다.
블랙스톤, 아폴로글로벌 매니지먼트, KKR,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대체투자 운용사들은 기존 기관투자자 중심에서 벗어나 부유층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대출 펀드를 확대해왔다.
비록 유동성은 제한되었으나,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천억 달러의 자금이 '세미 유동성(semi-liquid)' 사모대출 펀드로 유입됐다. 사모대출 펀드는 뮤추얼 펀드 등 전통적인 공모펀드와 달리 투자자들이 일정 주기마다 일부 자금만 인출할 수 있다.
그리핀 CEO는 "개인 투자자 시장에서는 (사모신용을) 자산 모집을 위한 경이로운 채널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이 하는 투자의 본질을 정말로 이해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루아울 사태…불완전 판매 가능성도 제기돼
실제로 사모대출 업계에서는 이미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은 수십억 달러의 환매 요청과 인공지능(AI) 영향에 취약한 소프트웨어 기업 익스포저 우려 속에 주력 펀드 2개의 환매를 제한했다.
FT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고액 자산가들은 사모대출 펀드에서 200억 달러 이상을 인출하려 했으나, 엄격한 환매 규정으로 인해 실제 인출이 허용된 금액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도 주주서한을 통해 대출 기준 약화로 인해 부채가 많은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손실이 시장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 컨퍼런스에서 1000개가 넘는 사모대출 회사들을 언급하며 경기 사이클이 바뀔 때 이들의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사모대출 펀드가 개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상품 설명이 불충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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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월드론 골드만 삭스 사장은 최근 워싱턴 행사에서 "이 상품이 사실상 유동성이 낮다는 점을 충분히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실제보다 더 높은 유동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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