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대신 고발전으로 변질된 토론
후보들 허위사실공표죄 맞대응
이준석만 "정치 사법화" 우려 표명
검증을 내세우며 난타전 속에 진행됐던 2차 TV토론이 결국 공직선거법 허위사실공표죄 고발전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대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서울경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토론에서 "전광훈 목사가 감옥에 갔을 때 눈물을 흘린, 그런 관계를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자, 김문수 후보는 "허위사실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 무슨 눈물을 흘리냐"고 말했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눈물이 난다는 영상이 있다"고 하자, 김문수 후보는 "허위사실유포죄로 또다시 걸리면 누범, 재범"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김문수 후보가 스스로 운영한 김문수TV의 2019년 영상을 보면 김 후보가 "우리 목사님 잡혀가면 절대로 안 되고"라고 발언하며 울먹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측은 당시 전광훈 목사가 김문수 후보를 위로할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단순히 울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극우와의 관계 청산을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후보는 적반하장 식으로 허위사실유포죄를 거론하며 상대방을 거짓말로 몰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이재명 후보를 고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네거티브단 최기식·주진우 공동단장은 이날 "전날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국정원 댓글 조작 측면에서 부정선거를 말한 것이지 투개표 조작 차원의 부정선거는 아니라는 취지로 허위 해명을 했다"며 "의도적이고 명백한 거짓말로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해 형사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대선은 3.15 부정선거 능가하는 부정선거 특검으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하라'(2015년 1월28일), '수개표로 개표부정 방지해야'(2017년 1월7일), '3.15 부정선거 능가하는 사상최악 부정선거'(2017년 1월8일)라고 주장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이 시작을 기다리며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2025.5.23 국회사진기자단
원본보기 아이콘네거티브단은 "(이재명 후보가) 부정선거 의혹을 격렬히 주장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재명 성남시장의 개표부정 의혹제기 자제 강력 촉구' 보도자료까지 냈었다"며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주변에서 공직선거법으로 이재명 후보를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개혁신당 내에서는 정치의 사법화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에 저희가 이재명 후보를 고발하기까지는 이르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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