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라도 치맥 못 참지" 순살치킨족 비상…수출1위 브라질 "수출 중단"

HPAI 발생으로 60일간 닭고기 수출 금지
국내서 닭강정·순살 등 대부분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 시장 타격 불가피…미국도 비상

세계 최대 가금류 수출국인 브라질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에 60일간 닭고기 수출을 중단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이 원인이다.

주요 외신들은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농림축산부의 보도자료를 인용, 히우그란지두술주의 상업용 양계장에서 HPAI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은 전 세계 닭고기 생산량의 14%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만 100억달러(약 14조원)에 이른다.

브라질의 상업용 양계장에서 HPAI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히우그란지두술주는 브라질 닭고기 생산량 60%가 집중된 곳이다.

순살치킨,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브라질 당국은 "HPAI는 계육이나 달걀 섭취 등으로 감염되지는 않으나, 이 부문의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공급을 보장하며 식량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시행하고 있다"며 "검사를 마친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선 안심할 수 있고, 소비에 대한 제한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를로스 파바로 브라질 농림축산부 장관은 별도의 발표를 통해 "HPAI가 발생할 경우 한국, 중국, 유럽연합(EU)에 대해 60일간 닭고기 수출 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는 프로토콜이 있다"며 "우리는 국제기구와 브라질 교역 상대국에 관련 상황에 대해 알렸고, 해당 국가의 통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처로 한국 냉동 닭고기 시장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국내 치킨업계에서 사용하는 닭(뼈 있는 치킨)은 대부분 국내산이지만, 닭강정 등 순살은 브라질산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전체 닭고기 수입량 5만1147t 가운데 88%에 해당하는 4만5211t을 브라질에서 들여왔다.

이에 우리 정부도 대체 수입처를 물색하는 한편, 금수 조치 여부와 범위 등을 브라질 측에 통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에 미국 역시 브라질의 이번 조처로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달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브라질산 달걀을 대거 수입하고 있다. 중국도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60일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브라질 농림축산부는 닭고기 금수 조처가 60일 전에 풀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궁극적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지인 히우그란지두술에만 적용될 수 있다"면서 "브라질이 세계적인 공급국으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무역 상대국들이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