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옥포조선서 현장 탐방기
국내서 가장 많은 23척 잠수함 건조
우리 해군이 잠수함을 처음 개발한 시기는 1984년이다. 1984년 소형잠수함인 돌고래급 개발을 시작으로 1980년대 후반 장보고급(3000t급)을 탄생시켰다. 이후 한화오션은 1987년 장보고-I 사업의 첫 번째 함정인 ‘장보고함’을 수주한 이래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3척의 잠수함(209급 9척, 214급 3척, 3000t급 5척, 수출 잠수함 6척)을 수주했다. 이 중 17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6척을 건조 중이다.

한화오션은 1987년 장보고-I 사업의 첫 번째 함정인 ‘장보고함’을 수주한 이래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3척의 잠수함(209급 9척, 214급 3척, 3000t급 5척, 수출 잠수함 6척)을 수주했다.(사진=한하오션)
특수선 3공장엔 장보고-Ⅲ급 배치(Batch)-II 1번 함이 육중한 몸을 드러냈다. ‘배치’는 같은 종류로 건조되는 함정들의 묶음을 뜻하며, Batch-I → II → III로 갈수록 성능 개량이 이뤄진 군함을 뜻한다. 장보고-III Batch-II는 우리 기술로 처음 설계·건조한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보다 배수량이 대폭 커졌다. 수상 배수량 3600t급의 장보고-III Batch-II는 AIP 탑재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으로, 수중 작전 능력·탐지 능력·무장 등에서 앞선 기술이 적용된다. 잠수함을 건조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링 프레임(Ring frame)이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늑골에 해당한다. 링 프레임 여러 개로 구성품을 만들고, 구성품 여러 개로 1개의 섹션을 만든다. 다시 섹션 여러 개를 연결하면 잠수함 외형이 완성된다. 하나의 섹션 지름만 7.7m다.
잠수함 건조의 핵심은 용접이다. 장보고-III는 이전과 달리 더 단단한 소재인 고탄소강을 사용한다. 소재를 55~95도까지 불에 달군 상태에서 용접한다. 현장에선 용접공이 직접 용접하지 않고 기계의 용접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잠수함 용접의 90%는 자동화 기계가 한다. 불량률이 0.006%에 불과하다.
장보고-Ⅲ급 Batch-II 잠수함 밑바닥에는 또 하나의 보조추진기가 달려있었다. 함정 추진체계가 고장 나면 비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함정이 부두에 입항하거나 출항할 땐 방향 전환을 빨리할 수 있다. 공장 직원들은 손에 패드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전자목업(mock-up)이 담긴 패드로 작업 전에 잠수함 내부구조를 하나하나 볼 수 있다. 승조원 교육용이나 정비원 사전점검용으로 쓰인다.
권오정 특수선생산계획팀 책임은 “잠수함은 건조하거나 정비를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축계정렬작업”이라며 “물속에서 프로펠러의 날개인 블레이드를 돌리기 위한 작업인데 각도가 조금이라도 틀어질 경우 부품마모, 속도제한은 물론 진동 발생으로 작전 수행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60조~7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선다. 캐나다 해군은 2035년 첫 인도를 목표로 신형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원본보기 아이콘잠수함의 도장작업은 특수처리로 한다. 표면에 스펀지 같은 음향코팅제를 붙이는데 적의 레이다 전파를 흡수한다. 일종의 스텔스 역활을 하게 해준다. 우리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한 첫 번째 3000t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SS-083)부터 적용됐다. 음향코팅제 위에 도장을 하는데, 페인트에는 일부 독성물질도 있다. 해양생물이 잠수함 표면에 붙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장보고-Ⅲ급 배치(Batch)-II 3번 함도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배치(Batch)-II의 모든 함을 건조한다.
건조뿐만 아니라 잠수함 창정비에도 직원들의 움직임은 바빴다. 1800t급 잠수함 내부 부품을 모두 뜯어와 정비하는데 부품을 바닥에 깔아 놓으면 1000평이 필요하다. 부품에는 녹과 염분이 가득했다. 긴 항해 시간을 짐작케했다. 잠수함은 8년마다 창정비를 해야 하는데 제작사의 노하우로 창정비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건조·정비 중인 잠수함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K-방산’의 주역으로 손꼽힌다. 한화오션은 60조~7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선다. 캐나다 해군은 2035년 첫 인도를 목표로 신형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기로 했다. 독일 티센크루프, 스웨덴 사브, 프랑스 네이벌그룹, 스페인 나반티아가 경쟁사다. 캐나다 정부는 2028년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와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추진하는 잠수함 사업에서도 한화오션이 앞에 서서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영국 방산 기업 밥콕인터내셔널그룹과 캐나다·폴란드 잠수함 수주 등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맺으며 함정 수출 성사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는 신규공장 설립이 한창이었다.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건조사업까지 고려한 대책이다. 한화오션은 울산급 Batch-(배치)Ⅲ 5, 6번 함에 이은 차기 최신예 울산급 호위함 Batch-Ⅳ 1, 2번 함의 건조사업 계약을 지난해 12월 체결했다. 울산급 Batch-Ⅲ은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데 3500t급 호위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이어 Batch(배치)-Ⅳ 1, 2번 함의 건조할 예정인데, 1980년대부터 사용해 온 울산급 호위함을 대체하는 4단계 프로젝트의 마지막 사업으로 모두 6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해군이 운영하는 호위함의 미래를 완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로 짓는 4공장은 1100억원을 들여 대형 크레인 등 함정 건조에 필요한 최신 건조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올해 11월 본격 가동된다.
옥포조선소=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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