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예외 없는 25%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일본,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대응에 나서고 있는 13일 경기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2.13. 강진형 기자
정부가 어두운 경기 진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고용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던 정부는 이번 달에는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취약 계층의 애로가 커졌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동시에 대내외 관세 부과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표현을 내놓으면서 경계심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달 경기 진단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경기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던 것과 같이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진단을 유지한 가운데 표현을 한층 더 구체화해 내놨다는 설명이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달과 같이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는 인식은 같다"며 "특별히 새로운 인식을 내놨다기보다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을 반영해 내수 회복 지연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주 새로운 인식이 반영됐다기보다 연말 심리 악화를 초래했던 국내 정치 상황과 미국 신정부의 관세 조치 영향 등에 따라 구체적인 표현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달에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언급했던 고용 상황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특히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조 과장은 "이번 달에는 취업자 수가 증가가 나타났기 때문에 고용둔화가 아닌 청년, 건설업, 일용직,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고용 애로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3만5000명 증가했지만, 건설업 취업자는 16만9000명 줄며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부터 계속된 건설경기 불황 영향으로 9개월째 줄면서 감소 폭도 커지는 모습이다. 제조업 취업자도 5만6000명 줄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내수 지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민간소비 부문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2월(88.4)에 이어 올해 1월(91.2)에도 여전히 위축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 100 이하는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도 11월 5.4%에서 12월 1.7%에 그쳤다. 국내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올해 1월 10.5% 줄어들었다. 건설경기 악화도 지속되고 있다. 12월 건설기성은 건축공사가 전월보다 5.9% 늘었지만 토목공사는 10.9% 감소해 전체적으로 1.3%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GDP 속보치)는 전 분기보다 3.2% 감소한 상태다.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수출 또한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 감소 영향으로 1월 전년 동월보다 10.3% 줄었다. 다만 일평균 수출은 24억6000만달러로 전년보다 7.6% 증가해 견조한 흐름이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했다.
기재부는 "정부는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 지원,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을 통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서민금융·소상공인 등 분야별 민생 경제 개선 조치를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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