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시내 짙은 스모그에 휩싸여
배기가스 절감 위해 대중교통 무료 이용도
태국 방콕이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태국 정부가 휴교령·무료 대중교통 이용 등 대책을 마련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 등은 전날 방콕시 당국이 대기 오염으로 인해 352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방콕에서 대기질 문제로 이처럼 많은 학교가 문을 닫은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스위스 공기 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는 전날 방콕의 초미세먼지(PM2.5) 최고 농도는 108㎍/㎥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권고 기준의 7배를 넘는 수치다. WHO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권고 기준은 15㎍/㎥ 이하다.
방콕 시내가 온종일 짙은 스모그에 휩싸이면서 야외에서 일하는 노점상과 노동자 등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음료수 노점상 벤짜완 숙내는 "숨쉬기 힘들고 목구멍이 진짜로 타는 느낌"이라며 "(학교 휴교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태국 정부도 서둘러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패통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기 오염에 대한 노출과 차량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수리야 증룽르엉낏 교통부 장관은 25일부터 1주일 동안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 기간에 평소 승용차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차량 배기가스 배출과 교통 체증 감소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콕 시내에서 트럭 등 중장비 운행을 제한하는 한편 이를 위반한 트럭 2700여대의 운행을 정지시켰다. 앞서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지난 23일 추수 잔여물 등을 태우는 것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태국 당국은 대기 오염 감소를 위해 비행기로 방콕 상공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실험적 인공강우 조치도 시행 중이다.
한편 전날 IQAIR 세계 대기 오염 순위에서 베트남 호찌민이 2위, 방콕이 4위, 캄보디아 프놈펜이 5위를 각각 기록해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5곳 중에 동남아가 세 곳을 차지했다. 태국은 매년 겨울철 건기인 12~3월이 되면 대기질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다. 대기 오염의 주원인으로는 대기 정체와 추수 잔여물 소각, 난방용 연료 사용 증가 등이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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