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3분 전 문자, 1분만 종료"
"예산안 심의 못하게 하려는 의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여·야 간사 간 합의가 필요한 전체 회의 일정을 위원장 일방으로 결정해 민주당 의원 참석을 의도적으로 막았다는 이유에서다.
정태호 기재위 야당 간사는 14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송 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며 "간사 간 협의를 하던 중에 일방적으로 전체 회의를 소집했고, 소집 3분 전에 문자를 보내서 실질적으로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은 전혀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하게) 기재위 회의실에 방문하니 이미 해산돼 있었고 위원장실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모여있었다"며 "위원장이 의원 권한을 침해한 행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과 다른 상임위의 민주당 의원 일부가 징계안에 연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정일영(왼쪽)·정태호(가운데)·임광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언석 기재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14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오지은 기자
기재위는 전날(13일) 오후 5시 10분 전체 회의를 열고 예산 부수 법안 일부를 소위원회로 회부시켰다. 기재위 소속 의원 26명 중 국민의힘 의원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소위원회 회부 전 전체 회의에서 대체 토론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민주당은 대체 토론을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정 간사는 "법안에는 여러 쟁점이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입장을 얘기하는 대체토론이 필요한데 그 절차가 생략됐다"며 "'날치기'로 소위원회로 회부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송 위원장이 예산안을 심의하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야당 의원의 회의 참석을 막았다고 보고 있다. 정 간사는 "이미 국민의힘과 정부가 모의하고 회의 참석 문자를 (늦게) 보냈던 것"이라며 "2025년 예산안을 심의하지 않겠다는 그런 작전과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도 전체 회의 소집 요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날인 15일에도 송 위원장을 향해 기재위 전체 회의를 다시 열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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