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자율주행 기능 악용한 中 운전자
제조사 "안전 규정 반드시 준수해야"
"도로 위의 살인마" 비난 봇물
중국의 한 남성이 자율주행 차량 내에서 영화를 보고 잠을 잔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시속 110㎞ 이상의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 내에서 운전자와 동승자가 좌석에 누운 채 영화를 감상하거나, 담요를 덮고 깊이 자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이들의 신상이나 이동 거리 등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4600만을 돌파하며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해당 차량은 중국 지리그룹 산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 속 운전자는 지커의 자체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내비게이션 지커 파일럿'의 고속도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해 주행한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지커 관계자의 말을 인용, "고속도로 자율주행, 차선 변경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지커 파일럿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 수단으로 2023년 출시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인간의 운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에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장시간 방치할 경우 차량이 자체적으로 경고를 보낸다. 그러나 운전자 남성은 이 점을 악용해 음료수 페트병을 스티어링 휠에 올려놓아 차량을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커지자 지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웨이보를 통해 "지커의 스마트 주행 기능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는 감사하지만, 영상에 나타난 행동은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시스템이 운전에 대한 피로도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것은 맞지만, 이용하는 동안 운전자가 반드시 안전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 역시 면허 정지, 최대 2000위안(약 38만 원)의 벌금, 최대 15일간 구금 등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운전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속도로 위에서 저런 차를 마주칠까 봐 겁이 난다", "죽고 싶어서 작정한 게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 "목숨 걸고 뭐 하는 짓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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