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리즈번 공원에서 아기에 '커피 테러'
일면식 없는 33세 남성…범행 동기 불확실
9개월 아기 신체 60% 화상, 부모는 울분
호주에서 생후 9개월 아기에게 뜨거운 커피를 붓고 달아난 남성이 현재 호주를 떠나 도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지난달 27일 호주 브리즈번의 한 공원에서 벌어진 '묻지 마 테러'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공원에서 9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휴식을 취하던 가족에게 다가온 한 남성이 아기에게 뜨거운 커피를 붓고 도망쳤다.
놀란 어머니와 일행이 아기에게 물을 붓고 옷을 벗기려 했으나, 피부가 벗겨지면서 물집이 나타났다. 일행 중 간호사가 있어 구급대원이 오기 전까지 아기를 찬물이 가득한 욕조에 두고 아기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후 아기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의료진은 "아기가 얼굴, 목, 가슴, 팔 등 신체의 60%에 화상을 입었다"며 “다행히 생명에 위협이 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여러 차례 피부 재생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보호자인데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너무 끔찍하고 고통스럽다”고 괴로워했다. BBC에 따르면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뒤 화상 치료를 위한 모금에 10만달러(약 1억 3443만원)가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접수한 호주 브리즈번 경찰은 해당 공원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하고 용의자인 남성을 공개 수배에 나섰다. 해당 남성은 아기의 가족과 일면식도 없었으며, 보통 체격에 검게 그은 피부를 가졌고 파란색 체크무늬 셔츠와 반바지 차림, 검은색 모자와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당시 현지 당국은 "35년 동안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어린아이가 이런 상황에서 공격당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 용의자를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6일째 되던 날 이 남성은 시드니 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기 불과 12시간 전이었다. 이에 당국은 이 남성이 국제 수배된 사실을 알리며 “우리가 그의 얼굴 사진에 이름표를 붙인 지 불과 15분 만에 그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33세의 이 남성은 지난 2019년부터 취업 및 여행 비자로 여러 차례 호주에 드나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용의자의 이름과 도망간 나라에 대해서는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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