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창립 10주년 방한 간담회
전세계 민관협력 스캠 예방 프로젝트 사례 공유
한국서도 경찰청과 협력…포렌식 도구 활용
창립 10주년을 맞은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의 마이클 그로내거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가 10일 "북한의 지속되는 사이버 위협에 민관이 협력해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핵심 시장…북한 사이버 해킹 수법 진화중"
그로내거 CE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민간 부문에 더 큰 투명성을 제공하고 이용자를 위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체이널리시스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사이버 해킹 수법은 진화하고 있으며, 주요 목표 중 하나인 중앙화 거래소에 침투해 사회공학 기법을 악용한 오프체인을 통해 가상자산 해킹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으로, 디지털 자산의 이동을 실제 서비스에 매핑해 한 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보여준다. 불법 활동을 추적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시장 솔루션 개발을 지원한다.
그로내거 CEO는 "가상자산이 등장했을 당시 기존 금융(TradFi)을 혼란스럽게 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스테이블 코인에서 볼 수 있듯 가상자산은 또 하나의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가상자산이 하나의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인식하는 방식이 크게 바뀐 데 주목했다. 과거에는 가상자산 범죄가 가상자산을 악용한 범죄에 국한됐으나, 이제는 마약, 사기 등 광범위한 범죄 수단의 일부로 가상자산이 활용되는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체이널리시스가 주도한 전 세계 민관협력 스캠 예방 프로젝트인 스핀캐스터 작전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6개국에서 진행됐다. 약 1억 6200만달러(약 2240억 원) 상당의 피해액과 관련된 7000개 이상의 단서를 발견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피해 계정을 닫고 자금을 압수하며 스캠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를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백용기 지사장 "국내 '크립토 스프링' 귀환"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코리아 지사장은 국내 '크립토 스프링'에 주목했다. 작년 국가별 가상자산 예상 수익을 살펴보면 한국 투자자들은 10억 4000만달러(약 1조3923억 원)의 수익을 실현해 전 세계 순위 8위를 차지했다. 발표 예정인 2024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지수에서도 한국은 작년 27위에서 올해 19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백 지사장은 "이런 성장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덕분이라며 "법안이 가상자산 시장을 더욱 합법화해 규정을 준수하는 서비스로의 유입을 늘리고 불법 활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체이널리시스 포렌식 도구가 국내 범죄 수사에 사용된 사례를 공유했다. 지난 5월 경찰청은 텔레그램 마약 거래 채널을 개설하고 가상자산을 활용해 50억원 상당의 마약을 해외에서 국내로 유통한 범죄 조직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체이널리시스 포렌식 도구를 사용해 온체인 추적을 진행했다.
백 지사장은 "가상자산 범죄는 더 이상 가상자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유형의 범죄와 연관된다"며 "앞으로도 경찰청 같은 법 집행 기관은 물론 주요 거래소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가상자산 생태계에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김효민 체이널리시스 수사자문 매니저는 체이널리시스의 수사 솔루션을 시연했다. 엔드 투 엔드 수사 솔루션을 통해 법 집행기관과 금융기관이 불법 가상자산 활동을 추적하고 자금 흐름을 분석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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