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불안 우려에 거래한도는 점진적 확대

투자자금 썰물에 中 레포시장 개방 속도…'위안 캐리 트레이드' 트렌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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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중 간 금리격차 등을 활용한 위안 캐리 트레이드(위안화를 빌려 달러 자산에 투자) 잠재수요가 큰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을 외국인들에게 개방하면 거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중국 당국에서는 레포 거래 한도를 점차적으로 키우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은행 홍콩주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레포시장 참여 허용을 언급한 인민은행은 지난주 시장 의견 수렴 등 자문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의 중국 레포시장 참여는 2019년부터 검토됐지만, 진행 속도는 지지부진한 편이었다. 현재는 해외 중앙은행과 정부투자기관, 위안화 청산 결제은행 등만 참여할 수 있게 돼 있어 제한적이다.

그러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며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당국에서 '전격 허용'에 속도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의 중국 채권투자가 부진해져서, 이들의 채권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속도를 내 전격 허용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본토 시장 투자에 대한 외국인의 편의를 키워주면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 미칠 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장기적으로 지금의 캐리 트레이드 트렌드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약 10년간은 극심한 엔저 현상을 업고 엔 캐리 거래가 인기를 몰았는데, 이미 최근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위안화의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추세가 위안 캐리 트레이드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뜻한다.

레포 시장 개방은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속도를 더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 담보가 수반되는 레포 거래 특성상, 무담보 신용차입 등에 비해 위안화를 비교적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도 보고서를 통해 "홍콩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레포시장이 외국인에게도 열리면 관련 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파생 거래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레포거래를 통해 위안화를 조달해 캐리 트레이드 등 보다 다양한 투자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내 레포 거래금액은 231조800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70개 이상의 국가 혹은 지역에서 1100명 이상의 외국 기관들이 중국 채권 시장에 접근한 바 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들 모두 레포 시장에 잠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라며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이슈를 풀고 다른 나라 시장과의 운영방식의 차이 등을 해결하는 작업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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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한은 홍콩주재원은 "중국 당국은 외국인들의 레포거래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감안해 해외 금융기관들의 레포거래 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본격적인 시행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참여 기관들의 레포 거래 한도 설정 등 세부사항이 정해질 경우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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