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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녹십자 "2028년 알리글로 매출 4000억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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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FDA승인, 올 매출 650억 목표
충북 오창공장, 2~3년 내 자동화 공정 완비

27일 찾은 충북 청주시 GC 녹십자 오창공장은 혈액제제 생산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원료인 혈장보관소에서는 손상된 혈장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검사가 빠르게 이뤄졌고, 약이 담긴 병을 검사하는 검병실에서는 예리한 눈으로 이물질을 잡아내는 작업이 진행됐다. 검사를 모두 마친 약병은 라벨이 붙고 박스에 담겨 하나의 제품으로 빠르게 완성됐다.


GC녹십자 오창공장 통합관제동 전경[사진=이춘희 기자]

GC녹십자 오창공장 통합관제동 전경[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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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공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녹십자의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 알리글로의 생산기지다. 오는 7월 미국 현지 자회사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한 판매를 시작한다. 면역글로불린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핏속을 돌아다니는 면역항체다. 하지만 면역글로불린이 태생적으로 없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이 제공한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글로불린 항체 의약품을 계속 맞아야 한다.

알리글로의 FDA 승인은 2011년 시작된 프로젝트가 거둔 13년 만의 성과다. 녹십자는 2015년 면역글로불린 농도 5% 제품으로 허가에 도전했지만 자료 부족으로 실패한 후 2021년 다시 10% 제품인 알리글로를 통해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영상을 통한 비대면 평가만 이뤄지며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져 당시엔 허가가 무산됐다. 마침내 지난해 4월 오창공장에 대한 현장실사가 이뤄지면서 허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박형준 오창공장장은 "사소한 지적만 4건 정도 받았다"며 "그 이후 허가를 재신청해 기쁜 소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약병 속 이물질을 걸러내는 검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약병 속 이물질을 걸러내는 검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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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사람에게 투약되는 만큼 품질이 생명이다.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줄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사람으로 인한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알리글로 생산은 아직 일부 공정이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신 독감 백신 생산이 진행되고 있는 통합완제관에서 향후 구현될 스마트팩토리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사람이 직접 병을 검사하고 포장에 개입해야 했던 기존 공정과 달리 11개의 카메라가 12장의 사진을 빠르게 찍어 움직이는 이물질이 있는지 검사하고, 모든 포장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알리글로 생산물량이 많지 않다 보니 아직은 수동 작업으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라며 "2~3년 이내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알리글로는 최근 코로나19 수혜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녹십자의 위기를 타개할 핵심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 측은 알리글로가 오는 7월 출시 이후 하반기에만 5000만달러(약 6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028년에는 연 매출 3억달러(약 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우진 글로벌전략본부장은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이 성장하는 데 비해 3억달러는 보수적 수치"라며 "충분히 그 이상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10% 제제 알리글로 샘플[사진=이춘희 기자]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10% 제제 알리글로 샘플[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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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글로의 최대 무기는 품질이다. 이날 녹십자는 알리글로는 핏덩어리가 혈관을 막는 혈전색전증 우려가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FDA는 면역글로불린 제제를 맞은 환자에게서 혈전색전증이 나타나 해당 약이 리콜되는 사태가 여러 번 빚어지면서 모든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라벨에 혈전색전증 부작용 경고를 표기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녹십자는 독자적인 양이온 교환 색층 분석법(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요 원인인 11a 혈액응고인자 등 불순물을 제거했다. 미국 허가 제품 중 유일하게 혈전색전증 우려가 없는 만큼 이를 주력 판매 포인트로 삼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피하주사 제형 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오창=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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