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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5년과 남은 5년…대웅제약의 톡신전쟁 3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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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에 400억 손해배상
대법원까지 가야 끝날 싸움
대웅, 강제집행정지 신청
시장 우려 달래고 대안 마련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지나온 5년과 남은 5년’


메디톡스 와의 소송전 1라운드에서 완패한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BTX)의 현실을 압축한 표현이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500억여원 규모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대웅제약이 4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메디톡스에 지급하는 동시에 관련 제조기술 사용금지, 생산된 완제품과 반제품 폐기, BTX 균주 인도 등을 결정했다. 메디톡스가 2017년 10월 소송을 제기한 이후 5년4개월 만에 나온 대웅제약의 판정패다. 주식시장에서도 양사의 주가는 급등과 급락의 희비를 보였다. 이번 싸움은 최소 3년에서 5년에 이르는 대법원까지 가야 끝이 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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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의 진로는 ▲소송 대응 ▲시장 우려 불식▲ 플랜B(대안) 마련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회사 측은 우선 1심 결과를 ‘명백한 오판’이라며 항소하고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통해 나보타의 생산과 수출에 영향이 없도록 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의 BTX 제품 ‘나보타’는 현재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의 대웅제약 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미국 등 해외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회사 측은 해외 수출 차질 가능성에 대해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민사 판결은 주보·누시바(나보타의 수출명 제품)의 생산과 수출 또는 해외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에볼루스는 2021년 2월 메디톡스와의 합의를 통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양사 간 한국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에볼루스의 지속적인 제조 및 상업화를 규정했다. 여기에는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제조해 에볼루스에 수출할 수 있는 권리와 에볼루스가 제품을 계속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도 "대웅제약은 주보와 누시바를 제조해 에볼루스에 수출하고, 에볼루스는 해당 제품을 계속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며 "이번 소송 결과가 미국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없고, 에볼루스가 권리 가진 유럽, 호주, 캐나다 등 지역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영향보다는 가처분 소송 및 항소로 3~5년의 장기전이 예상된다"며 "플랜B로 새로운 균주를 확보해 대법원 판결 기간 전에 신규 균주로 임상을 진행해 나보타를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심 결과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상황은 최악으로 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와 관련된 문제도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병원체의 보유 허가를 받은 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받은 경우 그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상급심의 판결에서도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이 그대로 인정된다면 나보타의 허가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재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재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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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X 균주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메디톡스가 다른 기업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BTX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BTX 균주 기원이 명확한 국내 기업은 메디톡스와 제테마가 유이한 상태인 만큼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3월 휴젤 을 상대로도 BTX ‘보툴렉스’의 미국 내 수입 금지를 요청하는 취지의 소송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했다. 휴젤 관계자는 "(휴젤은)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자적인 연구 및 개발과정을 인정받았다"며 "BTX 제제의 개발 시점과 경위, 제조공정 등이 문제가 없음이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소송 결과는 미국에서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당사의 소송에 그 어떠한 장애도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마찬가지로 BTX 제재 '리즈톡스'를 생산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도 "보유 중인 균주의 전체 유전자 서열 분석을 완료해 결과를 질병관리청에 제출했으며, 어떠한 이슈도 없었음을 확인했다"면서 "추가적인 유전적 특성과 생화학적 균주 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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