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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K-우먼]2인자 자리에서 기회 엿본 뷰티셀렉션 창업자 김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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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뷰티셀렉션 CCO
뷰티 인플루언서 커머스 공략
창업 전 경험한 서브 쇼호스트
여러 제품 접하며 안목 생겨
영업 의존 업계 관행 탈피
매출 커지며 한계 느끼고 대표직 넘겨
아모레퍼시픽 같은 브랜드로 키울 것

[파워K-우먼]2인자 자리에서 기회 엿본 뷰티셀렉션 창업자 김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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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시연하는 서브 쇼호스트로 일할 때 눈 감고도 마스크팩을 붙일 정도로 연습했었죠. 품질이 좋지 않은 화장품을 배정받을 땐 업체들이 ‘화장품을 참 모른다’고 느꼈어요. 시장이 커지는데 ‘영업’에만 의존하는 것에 문제의식이 생겼습니다."


‘코덕(화장품 마니아)’은 차고 넘쳐도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은 적다.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 총괄 책임자(CCO)는 쇼핑몰 운영 경험과 홈쇼핑 쇼호스트 경험을 살려 2020년 뷰티셀렉션을 창업했다. 그림자처럼 여겨지는 자리에서도 굴하지 않고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성향이 사업의 밑거름이 됐다.

김 이사는 자신을 ‘화장품 덕후’라고 했다. 고객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모조리 읽고 밤낮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뷰티 콘텐츠를 정독한다. 그는 "모르는 화장품이 보이면 화가 날 정도"라며 "주말에도 집순이처럼 누워서 SNS로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을 보고 화장품도 계속 사고, 좋은 광고가 보이면 계속 캡처한다"고 했다.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총괄책임자(CCO)가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총괄책임자(CCO)가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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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지만 김 이사의 직함은 ‘커머셜 총괄 책임자(CCO)’다. 2017년 초 1인기업으로 외부 화장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2020년 1월 법인을 설립했다. 그는 매출이 커질수록 본인의 한계를 마주했다. 2021년 9월 대표직을 하이퍼커넥트 출신이자 총괄운영책임자(COO)인 박재빈 대표에게 넘겼다. "1인기업으로 시작해서 덕후 기질로 여기까지 왔지만, 회사가 커질수록 한계를 느꼈죠. 저는 타사에 좋은 제품이 나오면 열받아 하고, C/S 글이 줄어들면 사람들의 관심이 식었나 걱정하는 일희일비 하는 사람이에요. 대표는 멀리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자리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며 기회를 엿봤다. 김 이사는 2014년 말부터 2년간 제품을 소개하는 메인 쇼호스트의 옆에서 시연을 주로 하는 서브 쇼호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2인자라는 인식이 있어서 당시에는 서브 쇼호스트는 마다하는 분위기였다"며 "메인보다 급여는 적었지만 이걸 다 싹쓸이하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다. NG 내지 않으려고, 화면에 잘 나오는 법을 연구했는데 미디어 커머스 시대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쇼호스트 경험은 미디어 커머스에 필요한 업무이자 화장품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기회로 작용했다.

쇼호스트로 여러 화장품을 접하면서 제품을 보는 안목도 생겼다. 배정받는 화장품의 품질은 천차만별이었고, 경험이 쌓일수록 마케팅과 영업에만 의존하는 관행에 의문이 들었다. 김 이사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태운 제품만 소비자들이 인지했다. 광고에만 의존하는 제품보다는 좋은 제품을 내가 직접 골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인플루언서는 말을 길게 해도, 팬들이 잘 들어주니 이 사람들이 직접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발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총괄책임자(CCO)가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younghan@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총괄책임자(CCO)가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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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했다. 김 이사는 ‘만나달라’는 DM(다이렉트 메시지) 대신, 명함을 줄 기회를 만들어냈다. SNS를 눈여겨보며 접점을 찾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그분들이 얼마나 많은 메시지를 받겠어요. 인플루언서가 다니는 교회도 따라 다니고, 같은 필라테스 학원에 등록해서 동선을 겹치게 하려고도 해봤죠. 접점만 만들면 우리랑 무조건 일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꺼려지지 않았어요."


뷰티셀렉션은 창업 이래 3년 연속 매출을 2배씩으로 늘렸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브랜드를 인수해 키우는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도 병행한다. H마인드, 랩트리션 등 8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로 분류되지만 단순 마케팅만 맡기지 않고 인플루언서에게 일종의 ‘가맹점’ 역할을 맡긴다. 일회성 홍보가 아닌, 장기적으로 인플루언서와 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매출을 키워냈다.


김 이사는 "우리는 인플루언서를 판매 채널로 대하는데, 홍보 수단으로만 대하는 기업들과는 다른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홍보 수단으로 인플루언서를 대하는 기업들은 ‘새로움’을 추구할 수밖에 없지만 뷰티셀렉션은 신뢰를 쌓아가는 유통 채널로 인플루언서를 대한다. 적자를 내는 기업들이 많음에도 뷰티셀렉션이 연 매출을 매년 2배씩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는 "기존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영업해서 수수료를 주려고 제품을 판매하는데, 우리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을 확실히 교육시키고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려 한다"며 "인플루언서에게도 제품에 대한 숙지를 요청한다. 확실하게 제품을 알지 못 하면 팔면 안 된다. 이게 인플루언서들이 사랑받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뷰티셀렉션과 일한 인플루언서의 이탈률은 0%다.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총괄책임자(CCO)가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김미화 뷰티셀렉션 커머셜총괄책임자(CCO)가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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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만들 때는 철저히 ‘가격만큼 값을 하는 제품’을 고집하고 유통과 판매는 인플루언서가 구축하는 팬들과의 관계로 풀어낸다. 김 이사는 "특정 성분의 함량만 높이는 ‘마케팅을 위한 제품’은 지양하고 발림성, 흡수성, 함유량 등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만든다"며 "같은 카테고리에서 소비자가 이 이상의 제품을 찾을 수 없게끔 정보를 비교하고, 스펙을 나열해보고 제품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뷰티셀렉션은 올해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장악하고 해외 비즈니스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커머스뿐 아니라 브랜드까지 해외로 진출시키려고 한다. 자동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일으킬 수 있어서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처럼 멀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잘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화 CCO는

1986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3년부터 레디투웨어 디렉터, 2015년부터 홈쇼핑 동아시아 담당 쇼호스트로 활동했다. 2017년 뷰티셀렉션 프로젝트를 개인사업으로 시작했고 2020년 뷰티셀렉션을 창업해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2021년 9월 박재빈 대표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기고 현재까지 CCO를 맡고 있다. 뷰티셀렉션의 지난해 매출은 328억원, 영업이익은 49억원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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