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지 주민들에 대피령 내려
"여러 전선들, 빠르게 붕괴될 수도"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하르키우주의 모처 도로에서 차량에 탑승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웃고 있다. 하르키우(우크라이나)=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하르키우주의 모처 도로에서 차량에 탑승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웃고 있다. 하르키우(우크라이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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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반격을 가해 서울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영토를 수복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전세에 큰 전환이 발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협상은 불가하다던 러시아도 다시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수세에 몰린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전황이 급속히 기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연설을 통해 "이달 들어 오늘까지 우리 전사들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6000㎢ 이상 영토를 해방시켰다"며 "우리 군의 진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벨라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탈환 영토 면적이 3000㎢라고 밝혔는데 하루만에 2배 이상 불어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는 불과 2주만에 서울 면적(605㎢)의 10배에 해당하는 영토를 되찾은 것이다.


미국 정부도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일대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군 당국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주변에서 그동안 점령한 영토 대부분을 내주고 북쪽과 동쪽으로 철수했다. 러시아군 다수는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일대 병력이 동부지역으로 전략상 이동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바라클리아와 이지움 일대 배치된 부대를 동부 도네츠크로 이동시켜 재편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은 하르키우주 남부의 주요 도시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가 하르키우 점령 이후 설치한 현지 점령군 행정당국은 지난 10일부터 하르키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르키우 일대는 10일 이후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고 있으며 러시아군도 주민들 차량을 탈취해 도주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사실상 철수결정을 내린 것이 알려지면서 러시아군 내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에서 선봉부대를 이끌고 있는 체첸 자치공화국 수반인 람잔 카디로프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그들이 실수를 했다는 건 분명하다"며 "전략에 변화가 없다면 지도부에 설명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러시아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갑자기 평화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국영방송인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협상은 오래 끌수록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황이 불리해지자 휴전협상을 시사하며 시간끌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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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러시아군이 재빨리 반격에 나서지 못할 경우, 전황이 급속도로 기울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내 국영언론들이 전황을 유리하게 선전하는 가운데 국방부가 철수 사실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정보 혼선과 내부통제에 대한 반발이 심화될 것"이라며 "러시아군이 무분별하게 철수하는 병력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여러 전선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붕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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