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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청첩장에 축의금 부담↑…경조사비에 직장인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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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인 건수 19만3000건 '역대최저'
코로나 탓 미뤄진 결혼식 봇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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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4년 차 직장인 김모씨(29)는 지인들의 잇따른 결혼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최근 한 달 사이 청첩장만 3번을 받았다"며 "요즘은 축의금이 올라 5만원을 내면 괜히 눈치 보인다. 축하하는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축의금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축의금 때문에 결혼식을 안 가기에는 지인과의 사이가 어색해질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하객 인원 제한 등으로 인해 미뤄졌던 결혼식이 일상회복 이후 대거 진행되면서 예식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다만 부쩍 늘어난 결혼식에 직장인들은 축의금 지출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혼, 딩크족(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늘어나는 만큼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예비부부들의 웨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예비 신혼부부들을 위해 운영하는 '롯데웨딩멤버스'의 신규 회원 수는 올해 1~5월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1인당 구매금액(객단가) 역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예비부부들의 예식장 잡기 경쟁 또한 치열하다. 강남, 마포 등 서울 시내 주요 호텔 예식장 대다수는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서울 신라호텔 관계자는 "11월까지 예식장 예약이 다 찼고, 12월에는 영빈관으로만 예약 가능한 상태"라며 "지난해에 비해 결혼 건수가 늘었다. 일상회복 등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연간 혼인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건을 밑돌았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2020년의 21만4000건보다 9.8%(2만1000건) 감소했다. 이는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결혼적령기 인구가 감소한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등 여러 요인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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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상회복 이후 결혼식을 올리는 이들이 늘면서 밀려드는 청첩장에 일부 청년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직장인 양모씨(30)는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을 미루던 친구들이 최근 줄줄이 결혼하고 있다"며 "가까운 지인들이라 당연히 축하해주고 싶지만, 생활비 잔고를 보면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 결혼할 마음이 없어 내가 축의금을 회수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축의금을 의무적으로 주고받는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축의금은 예로부터 지인의 기념일을 축하해주는 동시에 돈을 주고받는 일종의 품앗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비혼이나 딩크족 등이 늘면서 축의금을 회수할 기회가 줄어들자 이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셈이다. 여기다 치솟은 물가도 청년들에겐 부담이다. 통상 5만원 단위로 주던 축의금 하한선이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10만원대까지 올라갔다.


이에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청년들도 이어지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300명(남녀 각각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 52.7%, 여성 64%가 '결혼식 청첩장을 받는다고 참석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청첩장을 받았을 때 남성은 48%, 여성은 66%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관계의 애매모호함'(남 44.7%·여 56.7%), '경제적 부담'(남 22.7%·여 16.7%) 등이 꼽혔다.


전문가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생겨나는 만큼 축의금 문화 또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축의금은 예로부터 상호부조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비혼족이 늘어나는 등 가족 형태가 다양해졌다. 결국 가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축의금 문화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 같은 경우, 선물을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결국 좋은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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