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받은 범죄추징금 약 31조원…1년새 3000억원 늘어
5월까지 미납건수 3만1500여건
유사수신 관련 미납 추징금 급증…올 들어 57억원
집행률 0.5%…환수 갈수록 난항
2조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32). 1심에서 징역 22년과 함께 1064억원의 추징명령을 받았다. 이씨는 항소를 선택했고, 현재 2심을 진행 중이다. 자연스럽게 사기 혐의로 발생한 추징금도 미납 액수로 남아 있다. 그의 범죄 혐의는 뚜렷하지만,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한 상황이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미회수 추징금’은 30조9214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3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추징이란 범죄 행위의 대가로 얻은 물품을 회수 또는 몰수할 수 없는 경우 이 금액을 대신 받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미납 건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날 기준 미납건수는 지난해 대비 1068건 증가한 3만1552건을 기록했다. 추징금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25조8454억원이던 미납 추징금은 2020년 30조원을 넘겼다. 2020년엔 미납 추징금이 전년 대비 약 3조원가량 늘어난 바 있다.
미납 추징금의 대부분은 50억원이 넘는 거액 추징 사건들이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 추징금 19조원과 전두환씨의 반란수괴 혐의 추징금 900억원가량이 남아 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유사수신행위와 사기, 도박 혐의로 인한 거액의 추징 사건이 발생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와 함께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엔 유사수신으로 인한 미납 추징금은 상위 100위 안에 들지 않았지만, 올해 57억원 가량의 추징금이 발생했다. 사기 혐의 역시 추징하지 못한 금액은 지난해 199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2261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도박 관련 추징액도 400억원가량 증가하면서 올해엔 1686억원 이상을 추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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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범죄 및 범죄 수익 은닉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미납 추징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추징금 환수액은 1221억원이었으며 집행률은 0.5%에 불과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가상화폐 등으로 범죄수익 추징은 갈수록 난해해지고 어려워질 것"이라며 "유죄판결 없이도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독립몰수제도 등의 도입을 통해 적극적인 범죄수익 추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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