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성폭행… 대법 "손해배상 인정, 시효 지나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20년 전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요구 권리가 대법원에서 인정받았다. 민법은 최대 10년으로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지만 대법원이 외상 후 스트레스가 발생한 시점을 손해가 현실화된 시점으로 보면서다.
19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가 지난 2018년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상고심에서 A씨에게 승소판결을 한 2심을 확정했다.
B씨는 테니스 코치로 지난 2001~2002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인 A씨를 수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는 2016년 한 테니스 대회에서 B씨를 다시 만났고 성폭행 피해 당시 기억이 떠올라 충격을 받아 결국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증거를 모아 B씨를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에도 나섰다.
쟁점은 20년 전 입은 피해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때 언제까지 그 권리가 인정되는지였다. 민법 766조 1항은 피해자가 불법행위로 입은 손해를 알게 된 날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같은 법 2항에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10년까지 권리가 존재한다는 돼 있다.
1심은 A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B씨는 A씨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단기 소멸시효가 지나기 전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A씨가 최초 진단을 받은 2016년 6월에 잠재하고 있던 손해가 현실화 됐다고 봐야 하고 이는 손해배상채권의 기산일이 된다"며 장기소멸시효도 지나지 않았다며 B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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