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주말, 1년 여만에 극장을 갔다. 영화 '모가디슈'를 보기위해서였다.


이 영화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이 일어나면서 당시 UN가입을 위해 외교전을 벌이던 우리 외교관들과 가족들의 눈물 겨운 탈출기를 다뤘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비상시 외교관과 주재원들을 탈출시키는데 협약을 맺었더라면 이같은 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최근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직원들도 30년전 모가디슈 상황을 똑같이 겪어야 했다.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한국 대사관도 15일 밤 공관을 폐쇄하고 공관원들을 중동의 제3국으로 철수시켰다.


외교부는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아직 철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틀 만에 이 같은 판단을 뒤집을 만큼 탈레반의 진격 속도가 빨랐던 것이다.


당시 상황은 급박했다.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화상회의를 하다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며 자리를 떴다.


잠시 뒤 돌아온 최 대사는 “우방국으로부터 빨리 철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이후 외교부는 즉각 철수를 지시했다.


그리고 대사관은 급박하게 철수를 해야만 했다. 철수 과정에서 미측과 올 상반기에 맺은 양해각서(MOU)가 결정적 도움이 됐다.


덕분에 우리 공관원들은 대사관을 폐쇄한 뒤 미군 헬리콥터를 이용해 카불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탈레반 무장 세력들이 카불 시내를 장악하고 있어 차로는 공항까지 갈수 없었다. 이륙 직전 공습 사이렌이 울려 한때 출발이 지연됐지만, 15일 밤 무사히 중동의 제3국으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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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들의 무사 귀환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대한 강력 반발로 주한미군 철수 요구와 무력도발을 예고하는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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