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키코'에 놀란 금융당국의 달러보험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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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주목을 받은 외화보험, 일명 달러보험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금융당국이 달러보험에 대해 제도 개선에 착수했지만, 실상은 보험사 팔비틀기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달러보험은 종신이나 연금보험의 일종이다. 보험료와 보험금이 달러로 납입, 지급된다. 환율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보험료가 달라지며, 만기 환급 이후에도 환율에 따라서 추가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민이나 자녀 유학, 여행 자금을 마련하는 용도로 입소문타면서 몇 년 새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급격히 가입자 수가 늘어난 데 놀란 금융당국은 달러보험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은 물론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변동성에 따른 위험 헤지 비용도 보험사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보험사들은 혼란에 빠졌다. 불안감에 해지를 문의하는 가입자들도 크게 늘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원금손실 가능성은 달러를 기반하는 금융상품은 모두 해당한다. 달러예금이나 달러ETF도 똑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규제는 달러보험에만 적용했다. 시장에서는 ‘키코(KIKO) 사태’로 혼쭐이 난 당국이 지레 단속에 나섰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보험사들은 환 헷지 보증비용을 마련하라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험금을 달러로 받는데 환전 여부나 시기는 가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만큼, 환손실을 보험사가 전부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헤지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한다면 결국 사업비가 늘어서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해 결국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달러보험을 팔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달러보험이 투자상품처럼 판매된다는 당국의 주장 역시 모순이다. 가입 단계에서 원금손실 가능성을 설명하거나 관련 문구를 직접 서명토록 하는 등 판매 규제를 충실히 따르는데도 불완전판매 여지가 있다면, 현재의 판매 절차를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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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의 인기는 환테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뛰는 소비자를 언제까지 낡은 규제로 막아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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