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현장을 가다]가자! 대형마트로?…3단계 불안에 몰린 사람들
계산대 곳곳 긴 줄…코로나 대비하려 왔는데 오히려 촘촘한 줄 위험
먹거리·생필품 품절에 발길 돌린 손님도
초기엔 고전했지만 대형마트 실적은 호조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왜 이렇게 많이 사?”, “혹시 모르잖아.”
지난 19일(토요일) 오후 3시 30분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남점. 한 부부는 카트에 라면 세 박스를 담았다. 라면 판매 코너에는 이미 빈 진열대가 속출했다. 각종 생필품이 쌓인 카트를 몰고 이곳에 들어서던 다른 손님은 일행에게 “사재기 타이밍이네”라고 말했다. 라면 판매 코너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의식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식품 코너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한 낮이었지만 만두·떡갈비 등 냉동식품 판매 코너 진열대 곳곳이 텅 비어 있었다. 장을 보기 위해 2주에 한 번 꼴로 이곳을 찾는다는 윤모(56)씨는 “어떻게 될지 몰라 일단 평소보다 더 담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째 1000명대를 기록하며 거리두기 격상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지난 주말 대형마트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대형마트 이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산대에 촘촘하게 이어진 긴 줄을 보면, 거리두기를 대비해 찾은 대형마트에서 오히려 거리두기가 무색한 위험한 모습이 연출됐다.
주차장부터 계산대까지 촘촘하게 긴 줄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남점은 지하 2층 주차장과 이어진 입구에서부터 계산대까지 인파로 가득했다. 지하 1~2층 주차장에서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지하 3층에서도 주차장 깊숙이 들어가야 차 댈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입구는 손과 카트 손잡이에 소독제를 뿌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계산대 19곳은 모두 장보기를 마친 손님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마트 측에서 제공하는 위생장갑을 착용한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손님들은 불편함을 토로했지만 대체로 이해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가족과 함께 하남점을 찾은 박모(36)씨는 “들어올 때 계산대를 보니 벌써 계산하는 게 걱정된다”면서 “(3단계 격상시) 생필품을 편의점에서 사야 하는데, 당연히 사람들은 마트에서 미리 사두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점 야채 코너 앞에서 만난 김모(48)씨는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은 느낌”이라며 “빨리 장을 보고 나가야 겠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곳곳서 빈 진열대 속출…“불편하지만 이해할 수 있어”
다른 마트라고해서 별 다를 게 없었다. 시민들의 발걸음은 대체로 식료품 코너에 집중됐다. 마감을 앞둔 오후 8시30분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냉동식품·간편조리식품 코너에선 텅 빈 진열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우유가 진열된 냉장고도 몇 개 제품만 남긴 채 비어 있었다. 저녁 식사 후 월계점을 찾은 이모(53)씨는 “이렇게 사람이 많이 왔을 줄은 몰랐다”면서 “내일 동네 마트에서 다시 장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초기 대형마트들은 울상을 지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가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 11월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총 매출액은 22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 상승했다. 올 1~11월 총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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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돼 영업이 중지되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주요 유통채널”이라며 “온라인은 배송 캐파(Capacity)가 한정돼 배송이 지연될 수 있고, 편의점·동네 슈퍼는 취급 품목이 제한적이어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셧다운했던 외국에서는 생필품 중심으로 대형마트 운영이 허용됐다”면서 “우리나라도 (3단계로) 격상되면 그런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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