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은 관료 출신?…벼랑 끝 은행권 구원투수 될까(종합)
김태영 회장 임기 다음달 만료
은행연합회, 이달 말 열릴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 선출 절차 시작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와의 치열해진 경쟁 속에 정치권 압박까지 견뎌내고 있는 은행업계가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은행연합회장 선출 당시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배제 분위기 속에 민간 출신이 선임됐지만 이번엔 다시 관 출신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 정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가 선출돼야 은행권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해 지금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는 기류에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김태영 회장의 임기가 다음달 30일 만료됨에 따라 이달 말 열릴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 선출 작업에 나선다.
은행연합회장 선출은 회원사인 은행들의 후보 추천을 바탕으로 비공개로 진행되고 11월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회장 자리는 정관상 3년 임기에 1회 연임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17년 11월 회장직에 오른 김 회장이 다음달 임기만료 후 1회 연임을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1989∼1993년 정춘택 회장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연임한 사례는 없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관료 출신 인사로는 최종구 ㆍ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있다.
관료 출신 인사들 유력 후보자로 이름 올려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최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5기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에 오랜 기간 있었던 대표적인 관 출신 인사다.
2017년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한 바 있어 은행권 환경을 잘 알고 있는 데다 금융위원장도 지낸터라 정치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민 전 의원의 경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출신이어서 은행권 현안을 잘 알고 있고 정치권의 은행 공격에 방패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민 전 의원은 증권, 금융 관련기관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에서 8년간 활동했다는 전문성 때문에 다음달 1일 임기 만료를 앞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후임자로도 언급되고 있다는 게 변수다. 임 전 위원장과 김 전 회장은 금융통이지만 박근혜 전 정부 시절 경제관료와 농협회장을 지냈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18년 1월 취임해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도 경제 관료 출신으로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 사장은 그동안 친문 인사로 '친정부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 다닌 만큼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잡음에 휩싸일 수 있는 부담이 있다.
현재 은행들은 저금리 추세 속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빅테크들의 금융업 진출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잇따라 터진 사모펀드 사고로 정치권에서는 은행권 규제를 더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장이 바뀐다고 은행권을 향한 정치권 압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 있는 관료 출신 인사가 자리에 앉으면 은행권 목소리가 더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며 "은행권이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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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전직 관료든, 금융공기관 수장이든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많이 노리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관상 규정은 없지만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경험자가 와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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