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싱가포르 방문 이어 방한…미국 겨냥해 주변 핵심국가 관리 차원 해석
한중 정상회담 '청구서' 제시 가능성…미·중 갈등 속 사실상의 한국 압박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방한 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방한 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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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노림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홍콩 국가보안법 갈등 등으로 미·중 갈등이 극에 달한 국면에서 이뤄지는 고위급 인사의 방한인 만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국의 ‘줄타기 외교’가 중대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21일 부산에 도착해 22일 오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 등 양자관계,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서 실장은 연내 추진 예정인 시진핑 주석의 방한 시기와 함께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목은 시 주석 방한 시기와 함께 이에 대응한 중국의 노림수도 집중되고 있다. 양 정치국원은 한국을 방문하기 직전인 19~20일 이틀 동안 싱가포르를 방문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외교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양자 관계에 대해 먼저 논의한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양 정치국원의 이번 한국과 싱가포르 순방이 미중 갈등 속에서 상대국들과의 관계를 다지는 '우군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19일 청와대가 양 정치국원의 방한을 공식 발표한 이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 정치국원의) 싱가포르와 한국 방문은 워싱턴과 지정학적인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아시아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SCMP는 그러면서 미중 무역과 기술 갈등, 홍콩·대만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에 주목했다.

양 정치국원은 한국 정부의 시 주석의 방한 시기 구체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협조 요청에 대응해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지지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을 겨냥한 해상 협력, 반접근 지역거부(A2AD:Anti-Access Area Denial) 동참,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불배치 요구 등 다양한 한중 정상회담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경제협력네트워크(EPN), 화웨이 제재,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연대 등 ‘반중(反中) 블록’ 참여를 동맹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적극적 합류를 막기 위한 사실상의 압박인 셈이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중국은 싱가포르와 부산을 잇는 해양협력 가능성을 제안하면서 미국의 남중국해 항해 자유작전에 대응하는 A2AD 대열 동참 등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대해 한국측은 한중 관계를 강화하고 남북 협력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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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을 앞두고 시 주석 방한과 리커창 총리 방한을 놓고 치열한 탐색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시 주석 방한에 이어 한·중·일 정상회의에 리 총리가 참석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반면 중국은 이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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